▲지난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광주시의 합계출산율은 0.9명으로 2020년 대비 10.6% 증가했다.
통계청
전남은 경북, 경남에 이어 세 번째로 소멸 위기 지자체가 많은 광역자치단체가 되었다. 일례로 인구 2만 5천 명이 거주하는 전남 구례군에서 2020년도에 태어난 신생아는 88명이다. 현재 구례에는 11개 초등학교에 78학급이 설치되어 있다. 5년 뒤, 2020년도 신생아들이 그대로 초등학교에 진학한다면 한 학교당 평균 8명의 학생이 진학한다. 물론 이중 많은 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광주로 떠날 가능성이 높다.
인구 2만 7천의 도시 전남 곡성군에서 2020년도에 태어난 신생아는 68명이다. 현재 곡성에는 초등학교 8곳이 존재한다. 5년 뒤, 곡성 A 초등학교의 1학년 학생수는 10명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남도의 많은 초등학교들이 폐교될 운명인 것이다.
조금 사정이 좋은, 인구 27만의 도시 전남 여수시에서 2020년도에 태어난 신생아는 1471명이다. 현재 여수에는 초등학교 50곳이 존재한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1위 관광도시에 해당하는 여수조차, 5년 뒤 초등학교를 폐교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한 학교당 평균 30명의 1학년생 만을 유지할 수 있다.
결국 전남의 초등학교들은 연이은 폐교를 모면할 수 없을 것이며 많은 교직원들이 자리를 잃고 지역을 떠나게 될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도 저출산의 여파가 미친다. 현재 전남은 최소한의 산업 기반이 존재하는 여수, 순천, 광양을 제외한 모든 곳의 한 해 출생아수가 1천 명을 넘기지 못하게 된 지 오래다.
15년 뒤, 전남의 인구는 드라마틱하게 줄어들 것이고, 남겨진 이들도 초고령화될 것이다. 관광도시 여수는 외지인들이 오가는 도시가 될 것이고, 산업기반이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순천이나 광양도 텅 빈 도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광주 복합쇼핑몰 이슈는 수도권 쏠림 현상에 따라 붕괴되고 있는 지방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전국적 저출산의 여파와 초고령화로 '남겨진 이들의 도시'로 전락하고 있는 광주의 시민들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욕망한다. 이는 '떠나지 않아도 괜찮은 도시'의 동의어다. 지난해 광주의 합계 출생률이 상당히 증가했지만, 이것이 전남의 출생률을 빨아들인 결과라면 광주의 미래에도 '지방 소멸'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언급한 것처럼 다른 지역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광주에 대형쇼핑몰을 유치한다는 건 기존 상권과의 충돌 등을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이 사안은 단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어떤 주장이 표를 더 얻을 수 있을 것인지에 따라 이해하고 바라봐선 안 된다. '지역 소멸'이란 문제의 시작 점으로 볼 수도 있기 떄문이다. 이번 기회를 광주 쇼핑몰 유치 논란의 바탕에 자리 잡은 지역소멸·수도권 집중 문제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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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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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입에서 시작된 쇼핑몰 논란, 이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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