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을 갖고 시작했던 내 블로그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향했다.?
envato elements
비록 초보 블로그지만 진정한 이웃을 찾고 싶었다. 너무 무리한 조건이었을까.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 이웃 신청한 블로거들을 선별해내니 이웃이 하나도 없었다. 내 블로그는 딱 현실의 나였다. 너무 골라내다 결국 한 명의 이웃도 만들어 내지 못한 닫힌 성격 그대로, 닮은 나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깟 이웃이 뭐라고 그냥 수락 한 번 하고 각자의 포스팅은 건너뛰거나 가끔 하트 한번 눌러주면 그만인 것을, 뭐가 어렵다고 튕긴 걸까. 이웃을 늘려야 광고도 들어오는 것인데 나는 왜 그렇게 못하는 걸까. 아무래도 난 '사업 체질이 아닌가 봐' 자책했지만 그게 나인 걸 어쩌지 못했다.
그리고 어차피 내 블로그 역시 일상인데 특별하지도 않은 나의 일상을 누가 궁금해한단 말인가. 서로 이웃 신청한 그들 역시 내 콘텐츠가 관심이 아닌 그냥 이웃이 필 요것이었을 뿐일 텐데 내가 주제넘게 그들을 까고 있었다. 그렇다고 관심 끌기 위해 무분별하게 여기저기 아무 뉴스나 복붙 하기에는 내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블로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정보 검색을 하다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내가 쓴 기사가 출처도 없이 파워 블로거 메인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었다. '기사의 출처를 밝혀주세요'라고 댓글을 남겼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답이 없다.
다른 곳에도 내가 쓴 기사들이 업로드 돼 있었다. 출처를 밝힌 곳도 있지만 밝히지 않은 곳도 꽤 있었다. 남에 글을 업로드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블로그가 표절과 거짓된 정보로 점철된 세상이라면 내가 뛰어들기엔 힘든 곳이라 판단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유일하게 이웃하고 있는 재테크 파워 블로거도 얼마 전 자신이 쓴 포스팅이 표절되어 돌아다닌 제보에 모든 링크를 막았다고 한다. 여기저기 무분별하게 퍼 나르는 정보와 표절을 제재할 방법이 현재로선 각자의 양심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넓고 넓은 미디어 세상에 포스팅을 정성 들여 작성한 원조와 퍼 나르기만 하는 가짜를 어떻게 선별할 수 있단 말인가.
수익만을 위해 뛰어든 블로그라면 수익만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데 다가온 이웃도 수락 못하면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단 말인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 초심(?)을 잃었다. 하지만 아무리 수익을 위해서라도 내 신념에 반하면서까지 할 수는 없으니 블로그는 나하고 안 맞는 세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에겐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사명감도 없고, 전문 콘텐츠도 없었다. 흔한 맛집 탐방 조차 없는 폭 좁은 일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애초부터 무리한 욕심이었다. 블로그씨를 너무 쉽게 봤다. 아무나 블로거가 되는 게 아니었다. 결코 내가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의욕을 갖고 시작했던 내 블로그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향했다.
찾아오는 방문객 수가 0이었고, 읽음도 0으로 표시되는 날이 길어졌다. 원대한 나의 꿈은 다시 독백 형식의 일기로 남아 있게 되었다. 짧지만 긴 한 달이었다. 그리고 멋진 도전이었다. 비록 접었지만 가 본 길에 대한 미련은 없으니 두 번 다시 블로그를 기웃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수익창출에 혹해서 시작한 블로그, 한 달 만에 접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