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사가 30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보건환경연구원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신속 PCR분석을 하기 위해 검체를 살펴보고 있다. 2021.12.30
연합뉴스
확진자가 폭증하는데도 방역 조처를 해제하는 것은 언뜻 모순으로 비칩니다. 이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키워드는 '치명률'입니다. 하루 4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방역 정책을 완화하기로 한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오미크론이 전보다 덜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것은 명백하다"라고 말했습니다(머니투데이 1.8). 앞서 손영래 반장의 말 중 "위중증 환자는 상당히 낮고"와 같은 맥락입니다.
이는 카이스트 연구 결과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의 말처럼 전염성이 강하면 치명적이지 않다는 지적과도 상통합니다. 치명적이지 않으면 "어느 수준에서는 감기 비슷하게" 된다는 말이며 감기 비슷하게 됐다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이 됩니다. 방역 조처를 완전히 해제한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사실상 코로나를 감기 수준으로 보고 있는 셈입니다.
우려
'확진자가 폭증하는데도 방역 조처를 완화할 수 있다니, 그렇다면 코로나19 초기부터 확진자 아닌 위중증 환자 위주로 방역 조처했더라면...'
가정은 불필요하다고 하지만 이 가정에도 역시 치명률이 적용됩니다. 코로나 초기부터 위중증 환자 위주의 대응 체계를 운영해 온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요양 중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한국일보 2.8). 지금의 오미크론과 달리 당시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더 높았던 만큼 확진자를 막지 않고 위중증 환자 위주로 방역을 할 수는 없었다는 말입니다.
현 방역 완화 조처 흐름에 우려를 표시하는 핵심 근거 역시 치명률입니다. 오미크론이 약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치명률이 독감의 2배여서 요양 중 급속히 증상이 나빠지는 환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4일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코로나19(오미크론으로 추정)에 감염된 뒤 일정 기간 지나 격리 해제된 체육고 학생이 갑자기 숨지는 사례도 있었습니다(연합뉴스 2.6).
앞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5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는 상당히 낮다"라고 밝혔는데 확진자 규모 증가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당장은 위중증 환자의 수가 낮지만 확진자가 더 많이 생기면 그에 따라 시간 간격을 두고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또 다른 변이의 출현 가능성입니다. 감염병학자인 마크 울하우스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코로나19 변이가 독성이 약해질 것이라는 광범위한 가설을 받아들이면서 위험이 야기되고 있다"라며 "오미크론 변이의 계통과 델타 변이의 계통은 완전히 다르다, 이처럼 새로운 변이는 어느 계통에서 변이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병원성이 얼마나 높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동아사이언스 2.14).
바이러스학자인 로렌스 영 영국 워릭대 교수도 "코로나19 변이가 알파에서 베타, 베타에서 델타, 델타에서 오미크론으로 선형적으로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라며 "델타 변이보다 훨씬 병원성이 높은 변이가 미래에 나타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동아사이언스 2.14).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햇수로 3년째 사회적 거리두기 통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 경제적으로 피로감이 높은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전염력은 강하고 치명력은 약한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었습니다. 감기 수준으로 보고 팬데믹 상황을 종식할 때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감기보다 높은 치명률과 알 수 없는 또 다른 변이의 출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방역 조처 강화냐 유지냐 완화냐 엇갈린 말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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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폭증과 방역조처 완화, 모순 이해할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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