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표지
위즈덤하우스
정혜윤이 말하는 리추얼은 단순하다. 단지 1분이라도 루틴을 만들라는 것이다. 즉, 아침에 일어나 1분 만에 할 수 있는 물 마시기, 이불 개기 등을 먼저 시작하라고 주문한다. 이어 5분 글쓰기, 5분 요가로 늘려가며 무리하지 않고 시작해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강박감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강조한다.
하긴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그렇고, 설날에 다시 뭔가를 시도한다는 건 우리 안의 강박감에서 비롯한 게 아니겠나. 그러나 1분 물 마시기를 하다 5분 루틴을 만드는 게 말이 쉽지, 실천은 어려운 게 문제 아닌가. 정혜윤이 루틴을 이어나가는 비결은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몸과 마음이 피곤할 때는 나를 몰아세우지 말 것. 힘든 날에는 쉬운 일은 최대한 쉽게 둘 것. 지금 하려는 일을 하기만 하면 몸과 마음에 좋은 변화가 일어나리라 믿을 것. 포기하지 않고 조그마한 일 하나라도 해낸 나를 잘했다고 다독여줄 것. 어떤 상황에서든 자책하지 않고 나 자신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마음가짐이 때론 무기력해지고 하고 반복되는 것에 쉽게 질리는 내가 꾸준히 루틴을 수행하고 있는 핵심 비결이다."
또한 정혜윤에게 리추얼이란 '내가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이다.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인디펜던트 워커이자 다능인으로 글을 쓰고 강연하고 플루트를 불고 달리고 여행하고 독서클럽을 운영하고 팟캐스트와 유튜브에 출연하는 루틴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음악'이라고 강조한다.
"살아 있는 마음을 방치하지 않고 소중하게 다뤄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내게 가장 쉽고 자연스러운 리추얼이다. 하루의 무게가 버거워 잠시 도망가고 싶을 때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재생 버튼을 누른다. 그럼 음악은 금세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며'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데려가 준다."
맞는 말이다. 음악만큼 우리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해주는 게 또 있을까. 정혜윤은 음악에서도 '이런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이외에도 음악과 친해지는 14가지 방법의 체크리스트를 제시하는데, 그중 압권은 '디깅(digging)'이다.
디깅을 직역하면 '발굴'로 DJ가 음악을 찾는 행위를 뜻한다. 정혜윤도 마치 DJ처럼 어느 상가 앞 거리에서 들국화, 유재하, 김현식, 015B의 LP를 장당 4천 원에 구매했단다. 다른 가수의 LP 두 장도 덤으로 받고 말이다. 디깅한 LP를 들으려면 또 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