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요리수업 중 학생들 작품_요리 수업을 추억 하며 기억에 남는 요리 표현 하기
고경애
요리 수업 요청이 점점 늘면서 더 이상 수업 일정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스케줄이 가득 찼다. 고정 수업만 1주일에 3일이었으니, 준비시간과 특강까지 합하면 1주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이렇게만 하면 내 커리어는 문제없을 것 같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렇다고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요리 출강은 요리 도구와 재료가 준비되어 있는 곳도 있었지만, 요리 환경이 되지 않아 요리 도구며 재료를 일일이 구입해 가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전자는 그나마 요리 짐이 멀티박스 1~2개로 적은 편이나, 후자의 경우는 차에 이고 지고 산더미처럼 쌓아 이동해야 했다.
많은 짐들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 많은 짐을 들고 다니는 일을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을까? 답은 정해져 있었다. 50대까지만 하고 60대에 할 일을 준비해야겠다고. 그런 마음을 먹을 무렵, 나의 요리 강사 직업에 위기가 왔다. 바로 코로나19였다.
요리 수업을 할 수 없게 되고 찾은 일
미래 후손이 나의 글을 본다면 역사적 연구 가치가 있을 만큼의 대변화일 것이다. 요리 강사의 일이 이제는 모두 동영상이나 소수 강의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코로나 시대 이전, 또각또각 도마에 칼 부딪쳐가며 요리한 음식을 서로 먹여주고 행복해하던 기쁨은 더 이상 기대할 수조차 없다.
현장 강의가 모두 멈추자 새로운 일을 모색해야 했다. 내 나이 60대에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글 쓰고 기획자로 사는 일이었다.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 이젠 먹고사는 일이 되었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수업이 휴강되자 선택이랄 것도 없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밤, 낮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침 아이들과 오랜 시간 루틴처럼 이어져 오던 소비습관을 주제로 출판사에 투고한 원고가 채택이 되어 2021년 10월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라는 책도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