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방송 황현구 전무가 회사 대표로 나와 추모사 발언을 하고 있다.
손가영
재발방지를 위해 청주방송에 21개 이행 과제를 제시했던 이재학PD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추모제에서 이행 결과를 보고했다. 진상조사위원이었던 윤지영 변호사는 최종 9개 과제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책임자 징계 ▲상시·지속 업무 직접고용 전환 ▲비정규직 복리후생 개선 ▲노동자성 인정된 작가 정규직화 등이다.
윤 변호사는 "노사협의회 노동자위원에 비정규직 대표를 참여케하고 노·사 대표,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분기별로 상생협의회를 개최하고, 성평등위원회·고충처리위·직장내 괴롭힘 고충상담원에 비정규직 대표가 추천하는 외부위원 참여를 보장하는 과제도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는 단순 권고 사항이 아니라 회사가 협의한 법적 의무 사항이다. 지역사회와 시민단체들이 회사가 과제를 끝까지 이행하도록, 자율적으로 아름답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끝까지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황현구 전무가 대표이사 대신 단상에 올라 "후회 막급인 줄 알면서도 되돌릴 수 있다면 2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며 "그때 '재피(재학피디)' 손을 더 따뜻하게 잡았더라면,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면 그리 하늘나라에 가지 않았을 것란 서글픔과 안타까움이 남고, 자신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그 마음을 재피가 떠난 후 알게 된 게 부끄럽고 창피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전무는 "따스한 봄을 꿈꿨던 재피의 고귀하고 숭고한 뜻을 청주방송은 오래오래 기억하겠다"며 "좋은 직장 만들기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재피와의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럼 합의 이행 해주세요" "이재학 피디 위한다면서요. 이행한다고 지금 확답을 하세요."
발언을 마친 황 전무가 허리 숙여 인사할 때 강당 첫 줄에 있던 김도현씨가 소리쳤다. 김씨는 2019년 4월 수원의 한 건설현장에서 추락사한 26세 고 김태규씨의 누나다. 태안화력발전소의 고 김용균씨 유족,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 유족, LG유플러스 하청업체 현장실습생 유족 등이 함께 하는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의 구성원이다.
김씨는 행사 도중 소리친 이유로 "다시는 우리 같은 가족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발언했다"며 "대표이사는 어떤 자리인지 알면서도 오지 않았다. 말만 하지 말라는, 우리 유족과 이재학 PD 가족들이 회사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