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교회 전경. 개신교인들에겐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지만, 일반 관광객들은 제주도를 떠올리는 신비로운 건물이다.
서부원
방주 교회는 성서 속 노아의 방주를 모티프로 삼은 배 모양의 건물이다. 배라는 걸 강조하려는 듯 주변을 물로 감쌌다. 교회 내부도 배의 골격을 본떠 기둥 없는 오각형 돔 구조로 간결하다. 조타실에 해당할 맨 앞에 십자가와 강단이 섰고, 가운데 굴뚝은 하늘을 향해 틔웠다.
단정한 자연 채광에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구조에 경건함이 배어있다. 누구라도 자리에 앉으면 숙연해지고 절로 신앙심을 갖게 될 것만 같다. 때마침 젊은 신혼부부 한 쌍이 자리에 앉더니 성호경을 그으며 두 손을 모았다. 가톨릭 신자조차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그런 교회다.
방주 교회가 '제주도다운' 건 외양에 있다. 개신교인들이야 당연히 노아의 방주를 떠올릴 테지만, 여느 관광객들은 제주도를 형상화한 건물로 여길 게 분명하다. 만약 이름을 가리고 내부의 강단과 십자가를 치운다면, 누구도 이곳이 교회일 거라고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한가운데 봉긋하게 솟은 건 한라산이고, 지붕의 수많은 삼각형 문양은 오름을 연상시킨다. 더욱이 건물 주변을 물로 감쌌으니 영락없는 섬 아닌가. 결국 노아의 방주를 제주도의 모습에 담아낸 것이고, 개신교인이 아닌 뭇 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영감을 주는 놀라운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