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과는 완성이 되었을 때 차가울 때 먹어야 비로소 그 맛이 오롯하다.
조찬현
조청에 넣어 꺼내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유자와 생강의 은은한 향도 느껴진다. 엿기름으로 발효시킨 조청에서 풍겨오는 풍미도 예사롭지 않다. 명인은 이 향기를 우리 고유의 향이라고 했다.
순간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터. 심신의 안정감, 행복감, 이런 걸 두고 우리는 힐링이라고 말한다.
"하나 잡사 봐요, 발효식품 조청으로 만들어요."
우리의 맛이란 이런 것이라며 맛보라는 명인의 권유에 유과 한 개를 집어 들었다. 순수함이 스며온다. 다시 먹어봐도 전혀 물리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너무 좋다.
다음은 건조기에서 굳히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안방에서 유과를 굳혔다고 한다. 한과인 유과는 손이 많이 가 설날에만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요즘은 추석에도 해 먹는다. 지퍼백에 담아 밀봉해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래 두어도 제맛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건조기에서 유과를 굳혀요. 조청이 유과에 골고루 붙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완성되는 거예요."
유과는 완성이 되었을 때 차가울 때 먹어야 비로소 그 맛이 오롯하다. 이제껏 맛봤던 그 맛과는 확연히 다른 그 무엇이 있다. 한국의 맛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