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고 학생들이 학내 게시판에 부착했던 대자보다.
명진고 학생 제공
사학비리로 논란을 빚어온 광주 명진고의 정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교육청이 28일 발표한 '2022학년도 후기 평준화 일반고 신입생 배정 결과'에 따르면, 명진고는 이번 입학 전형에서 정원 285명을 모집했지만, 51명만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10개 학급을 모집했지만, 2개 학급만 채워진 것이다.
명진고의 정원 미달 사태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학교측은 2021년 226명의 신입생을 뽑겠다고 밝혔지만, 120명만 채워졌다. 이 때문에 지난 2018년 949명이었던 명진고 학생 수는 지난해 621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는 390여 명으로 주저앉았다.
이번 입학 전형에서 명진고와 같은 광주 관내 후기 평준화 일반계 고등학교 49곳 중 정원이 미달된 학교는 명진고와 상일여고뿐이다. 이로써 명진고는 정교사의 '순회 교사 발령', '예산 축소' 등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명진고는 지난해 말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한 '명진 교육 가족이 중학교 3학년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에서 "고등학교 진학에 고민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님께 우리 학교에 대해 알려드리고, 고등학교 선택에 도움을 드리고자 작은 편지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라며 "광산구 지역을 넘어서 광주 전체 지역사회의 기대와 응원을 받았으며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교직원들의 각고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준화 여자 고등학교로 전환 후 6회에 걸쳐 졸업생을 배출하는 동안 신생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두각을 나타냈다"라고 덧붙이며 지원을 호소했다. 하지만 해당 편지에 "일부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로 인하여 지역 사회에 일그러진 모습으로 비춰진 아픔까지도 감수하고 수용한다"라고 적은 것을 두고는 제대로 된 성찰이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명진고는 학교재단 전직 이사장의 비리를 수사기관에 진술한 손규대 교사를 2020년 5월 해임하여 큰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사학비리를 비판한 학교 재학생 등 10여 명의 시민을 수사기관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후 교원소청심사위에서 손 교사 해임을 부당한 징계로 판단해 '해임 취소' 처분을 내렸지만, 학교측이 복직한 손 교사에게 별도의 장소에서 대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0월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명진고 측이 손 교사에게 지시한 '면벽근무'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명진고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명진고 측은 손 교사의 해임 징계를 취소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판단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