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승려대회 참석 못하고 돌아서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나서고 있다. 정 의원은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정 의원은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대규모 승려대회에 비공개 참석 예정이었으나 취재진과의 짧은 질의응답만 나눈 뒤 사찰을 떠났다.
연합뉴스
1월 6일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비서실장이 총무원을 찾아왔을 때 총무원장은 우리의 요구를 만족시킬 대답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정청래 의원 탈당과 제명을 요구했다. 그런데 총무원장이 요구한 정 의원의 탈당과 제명 요구를 정작 승려대회에서는 누구도 꺼내지 않았다.
그들도 알기 때문이다. 정청래 의원의 탈당과 제명은 승려대회를 하기 위한 핑계였지 그것이 말도 안 되는 요구였다는 것을... 이번 승려대회는 대회를 한다고 발표했기에 개최한 것 뿐, 반드시 성취해야 할 목표가 결의문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만약 몇 개월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를 안 하면, 이번 대선후보들도 제정할 뜻이 없어 보이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선거철이라 바빠서 문화재법 개정안이 발의 되지 않으면, 조계종은 다음단계로 어떤 행동을 취할까? 다시 2월에 범불교대회가 가능하기는 할까? 돌이켜 보건데 국회의원 36명이 조계사에서 108배하고 참회문을 읽었을 때 승려대회를 취소하면서 위와 같은 세 가지 요구를 했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칼은 칼집에서 빼들기 전이 더 무서운 법이다. 왜 국민들의 걱정을 비난과 염려를 온 몸으로 받으며 승려대회를 해야 했을까? 대선을 앞두고 특정정당과 특정후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아니면 이해되기 어렵다. 불교계 내부적으로는 종권을 장악한 자의 위력을 보여주어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드러내고자 하였을 것이다. 승가가 병들면 사회가 병든다는 사실을 이번 승려대회가 잘 보여주고 있다. 승가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것임을 다시 확인한다.
확실한 것은 정청래 의원은 탈당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민주당은 정청래 의원을 제명하지 않아도 되겠다. 벌써 불교방송은 승려대회를 "화합과 공존의 가치를 일깨운 여법한 승려대회", "성숙한 집회의 격을 보여준 승려대회"라고 극찬하고 있다. 다른 교계 언론들도 칭찬 릴레이를 이어갈 것이다. 어떤 짓을 벌이더라도 이렇게 포장을 잘 해 주니 하는 일마다 대 성공이다.
이제 코로나 시국의 승려대회를 관전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만 남았다. 299명 이하로 제한된 방역수칙을 어겼으니 벌금 낼 일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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