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왜 정치를 하냐는 질문에 "나는 그 이상의 과제들에 도전하고 싶었고, 그 중 하나가 국회의원보다 당대표가 먼저 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고 했다.
이희훈
- '펨코(FM코리아) 대통령'이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글쎄, FM코리아라는 커뮤니티가 실제 접속자수도 굉장히 많고, 그들이 한 세대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에 내가 영향받는 건 거의 없다. 거꾸로 내가 하는 생각에 그들이 영향받는 것이라면, 나는 정치인으로서 리더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 내가 가장 경멸하는 게 여론조사 정치다. 마찬가지로 내 철학에 따라 의견을 밝히는 것이고, 그걸 그분들이 본인 철학과 비슷해서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겠으나, 그 분들을 바라보고 정치하지는 않는다.
내가 내세운 대부분의 어젠다가 정치권 어디에서 한 번도 이야기 안 해본 아이디어들이 많을 것이다.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도 그렇고, 어떤 대표가 미쳤다고 이렇게 당원들을 긁어모으려 하겠나? 보통 기존 당원 잘 포섭해서 본인의 다음 정치 행보를 하려 한다. 누가 이렇게 자기 진영 쪽이라 생각한 유튜버를 갈구겠나? 이런 특이한 패턴이 나오려면 누구의 영향을 받아서가 아니라, 내 확신이 있어야 한다."
- 남초 커뮤니티 여론을 모니터링하거나 그런 건 딱히 없나?
"안 그래도 나한테 무수하게 페이스북 메시지와 인스타그램 DM으로 많이 보내준다. 그런 것들을 읽어보는 때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내가 살피기에는 너무 정신이 없다."
- 지난번 의원총회 때 본인을 선거중독자라 했는데, 그렇게 칭한 이유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은 나한테 상계동에서 세 번 낙선했다고 조소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 선거에서 그렇게 조금씩 성취를 이뤄내는 과정이 신기하다. 자기 변명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보수정당 후보로서 서울 노원 병에서 44% 득표는 힘들다. 상계동에서 공격적인 선거를 치르면서 내가 스스로 성취해나간 거에 중독된 게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기냐 지냐의 문제보다 대통령 선거 문화를 확 바꾸고 싶은 거다. 약간 쇼맨십이긴 했지만, 전당대회에서 1억5000만 원 후원받았는데 3000만 원만 썼다. 오만일 수 있지만, 문자 하나도 안 보내고 이기고 싶었다. 문자가 선거에 아무 도움 안 된다는 걸 한번 증명해보고 싶었다. 그런 거에 재미를 느끼고 희열을 느낀다. 당하는 쪽은 기분 더럽겠지만(웃음)... 사무실도 없고, 캠프도 없고, 문자 없고. 3무 선거로 깨지니 그분들 기분은 얼마나 더러울까(웃음). 하지만 그분들 기분 더러우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거에서 내가 희열을 얻고 중독됐다."
- 방금 언급한 조소가 아마 '프로 낙선러' '0선 중진' 등의 별명일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상계동에서 세 번 낙선한 거 갖고 조롱하는 사람을 끌어다가 출마시키면, 나는 단연코 우리 당 어떤 사람, 5선 의원을 갖다 출마시켜도 30% 못 벗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할 자신 있는 사람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아니 홍정욱 전 의원이 당선됐을 때도 41%로 당선됐다. 그때는 3파전이라서 당선된 거였다. 나는 44%로, 보수 정당 후보로서 역대 최고 득표하고도 낙선했다. 어이가 없다."
- 이준석 대표 앞으로의 여정을 봤을 때 상계동에서 금배지를 다는 게 큰 숙제로 느껴진다.
"지역구에서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명분 있는 사람이 출마했으면 한다.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애착 있는 동네에서 승부를 건다는 게 하나의 명분 있는 출발인데, 당선 가능성이나 이런 걸 보고 지역구를 보는 순간... 우리 당이 그것을 많이 겪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정치하는 사람이 갑자기 대구로 하방하고, 이런 문화가 생겨서 당이 망조가 든 것이다. 그런 상황이 없었으면 좋겠다."
- 그렇게까지 정치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대체 이준석에게 정치가 뭐길래 그런가?
"27살 때 정치판에 들어왔지만, 내가 잘해서인지 다행히도 기회가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나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벌었다. 인지도를 획득하지 못해 오래 고생한 사람이 많다. 나는 그것을 갖고 시작했으니 그거보다 고차원적인 도전을 하고 싶었다. 인지도가 부족한 분들은 인지도를 얻는 그 자체가 목적이거나 아니면 선거에 당선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이상의 과제들에 도전하고 싶었고, 그중 하나가 국회의원보다 당대표가 먼저 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인터뷰 ②]
<사마준석의 조언 "윤석열, 야심을 더 드러내야">로 이어집니다. http://omn.kr/1wz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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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보고 듣고 느낀 대로. 01029917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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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어젠다 형성 뒤처지고 구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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