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내부에 위치한 미국고등학교. 많은 학생이 있어서 우선순위가 높은 건물 중 하나다.
이건
그래서 매월 소방검열관에게 할당되는 소방검사 리스트는 주어진 한 달이 얼마나 어려운 시간이 될지 또는 수월하게 진행될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소방검사라는 노동의 강도는 건물의 크기와 복잡성에 따라 결정되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설정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과의 관계다. 이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을 지향해야 하는 소방검열관은 태생적으로 좋은 친구가 되기 어렵다.
아무리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되고 다양한 안전 관련 법률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결국 어느 시점에서 업체는 수익과 안전이라는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받기 마련이다. 업체의 선택이 소방서의 입장과 배치되는 상황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공사업체 관계자가 건네는 커피 한 잔이나 도넛을 선뜻 받는 일은 매우 조심스럽다.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의 경우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다양한 업체 관계자들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공사 전 회의, 용접 허가, 도로 굴착허가, 소방시설 사용허가 등 전체 공정에서 감독을 해야 하는 일도 많고 완공검사를 마친 후에도 1년 동안의 하자보수 기간에도 얼굴을 볼 일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