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1동으로 들어가면 장인의 도구가 전시되어 있다. 기획도 좋고 내용도 흥미롭다. 전시를 들여다보는 여성을 그렸다.
오창환
이곳은 원래 명당으로 유명했다. 세종대왕이 아끼던 왕자 영응대군의 집을 이곳에 지어주었고, 세종 당신도 이곳에서 승하하셨다.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도 이곳에 살았다. 이곳은 위치상 궁밖의 왕실 가족이 살기에 최적지였으며 이후에도 왕자, 공주등이 두루 살았던 곳이다.
조선말 고종은 이곳에 순종의 결혼식을 하기 위한 궁을 지었는데 동네 이름을 따서 안국동 별궁이라 칭했다. 사람들은 이를 줄여 안동별궁이라 했다. 1910년대에는 오갈데 없는 상궁들이 이곳에 거처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었고, 조선 왕조가 몰락했다. 왕실 소유였던 이 땅이 1936년에 민간에 팔린다. 1944년에 이곳에 풍문여자고등학교가 들어서서 70여년간을 학교로 사용했다. 풍문여고는 2017년 님녀공학으로 전환하면서 강남구 자곡동으로 이전하였다.
안동별궁의 건물들은 풍문여고가 들어선 뒤에도 한동안 제자리에 남아 있었으나, 학교 건물이 증축되면서 하나둘 사라져 갔다. 그 중 정화당은 우이동으로 옮겨져서 요정 '선운각'이 되었다가 지금은 메리츠화재 연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광루와 경연당은 고양시의 골프장 한양컨트리클럽 수영장 관련 건물로 사용되다가 문화재청에서 매입하여 현재 충남 부여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경내에 있다. 일부 건물은 남이섬 유원지에 있다는 설이 있으나 아직 고증된 바는 없다. 안동별궁 건물들의 수난사를 보면 조선 왕가의 몰락이 오버랩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