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가을 행락철을 맞아 비슬산 현장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반대 서명전을 벌여나갔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실 비슬산은 너무 과도한 개발사업이 진행됐다. 자연휴양림에 오토캠핑장 그리고 최근에는 관광호텔까지 들어섰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구 1호 관광지' 타이틀을 달고 개발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이번에 케이블카까지 설치하려다 대구환경청과 시민사회의 반대에 밀려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결정이다. 애초부터 달성군의 케이블카 계획이 무리였다. 비슬산은 산 전체가 암괴류로 뒤덮여 있는 산으로서 지질학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산이다. 정상부에 넓게 펼쳐진 고위평탄면과 바위산 토르, 암괴류 등의 지형적 요소로 경관적 가치 또한 대단히 높다. 또한 생태적으로도 산양을 비롯한 담비, 수달, 황조롱이, 새홀리기, 새매, 새뿔투구꽃 등 법정보호종들의 터전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산이다.
이런 비슬산에 케이블카를 계획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게다가 비슬산은 정상부까지 이미 이동할 수단이 잘 마련되어 있다. 임도가 잘 닦여 있고 전기차와 투어버스가 사람들을 매시간 실어 나르고 있다. 이렇게 정상부까지 차로 이동할 수단마저 잘 구비되어 있는데 케이블카까지 건설한다는 것은 욕심을 넘어 생태 무지의 탐욕이었던 것이다.
이로써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완전히 좌초됐다. 이제 대구 달성군은 이와 같은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대구 시민사회가 촉구하는 대로 이제는 개발이 아니라 비슬산의 4계절 정밀 생태조사나 자연휴식년제, 입산 통제와 같은 방식을 통한 비슬산의 복원과 보존운동에 나서야 할 때다. 대구 달성군의 생태적 각성이 요구된다.
한편, 비슬산은 지난해 11월 말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19회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상식에서 '아름다운자연유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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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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