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네 집에 있는 아이의 방벽이 노란색이다. 책에 들어간 그림들이 대체적으로 밝다. 엄마와 아빠가 따로 살아도 아이는 밝다.
박소영
책 속의 문장은 단순하지만, 명료했다. 책 속 문장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나의 엄마와 아빠는 더 이상 같이 살지 않아요.
때로는 핑크색 문이 달린 집에서 엄마와 고양이랑 함께 살아요.
때로는 아파트 높은 곳에 있는 아빠 집에서 살기도 해요.
(중략)
내가 학교에서 연극 무대에 섰을 때, 엄마와 아빠 둘 다 나를 보러 왔어요.
내 생일에 엄마는 나를 위해 케이크를 만들어줬어요.
아빠랑은 볼링장에 갔어요.
엄마나 아빠가 보고 싶을 때면, 전화를 해요.
그럼 기분이 한결 좋아져요.
엄마와 아빠는 나를 많이 사랑해요.
다른 가족들처럼요.
책을 덮으니, 뒷면에는 '아이들과 부모의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은 책'이라고 적혀있다.
이혼 가정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의 가정환경을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 집과 같은 가족도 존재하구나'라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 같다. 부부가 함께 사는 집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이혼 가정의 친구들을 편견 없이 바라볼 것 같다.
아이들은 책을 읽고 나서, 부모가 따로 사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세상에는 이런 집도 있고, 저런 집도 있구나'라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편견 없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
프랑스에 살면서, 거리낌 없이 자신의 부모가 이혼했다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정환경을 언급했다. 또한, 아이 유치원 학부모 중에는 이혼 가정 및 재혼 가정이 적지 않다. 동성 부부도 학부모 모임에 자연스럽게 참여한다.
아이와 친한 친구들 중에서도 재혼 가정 또는 한부모 가정이 많다. 그들은 자신의 가족 형태에 대해 숨김없이 드러냈다.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다 한국 방송 또는 뉴스 기사 등을 접하면 한국 사회에서는 이혼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