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양그룹 본사 앞에서 산재 사망사고, 광신판지 산재사망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희훈
"오죽했으면 서울 강남대로, 회장님과 임원들 계시는 본사 앞까지 와서 내가 다니는 회사 욕하고 싶겠나.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는데 새해 첫날부터 동료가 죽은 거다. 최소한 억울하게 죽은 동료를 위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온전한 배상은 이뤄져야 한다."
영하 12도 한파 속 칼바람이 몰아친 13일 서울 강남역 인근 대양그룹 본사 앞에 선 대양그룹 계열사 소속 노동자가 회사를 향해 절규하듯 외친 말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30일 계열사인 대양판지 장성공장에서도 동일한 사고가 났다. 재해자가 동료들 도움으로 겨우겨우 살아남았다"면서 "노동부 현장조사로 설비 안전의 문제가 파악됐음에도 대양그룹은 계열사에 대한 안전점검이나 개선조치를 하지 않아 새해 첫날 안산에서 사고가 났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곁에는 대양그룹 산하 대양제지와 신대양제지, 신대양제지반월, 광신판지, 신대한판지, 대양판지 등 계열사 소속 노동자들이 함께 섰다.
임인년 첫날인 지난 1일 새벽 3시 35분께,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대양그룹 계열사 광신판지에 속해 일하던 40대 노동자 박아무개씨가 상자생산부서 인쇄기 로봇 리프트에 협착돼 사망했다. 박씨의 동료들은 "고인은 기계에 압착된 상태에서 50분간 방치됐다"면서 "해당 설비에는 비상장치도 없었고, 안전을 위해 설치했다는 CCTV역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을 주최한 금속노조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산재 사망은 최근 6년 내 대양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세 번째 사고다. 지난 2016 대양제지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고, 이듬해인 2017년에는 신대양제지 반월공장에서 끼임 사고를 당해 노동자가 사망한 바 있다.
"생산량 줄세우기 경쟁이 사고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