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무경운과 유기물 멀칭으로 토마토를 재배했다
오창균
탄소의 악순환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탄소를 필요로 한다. 이산화탄소로 가득했던 수억년 전 지구에 최초의 생명체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양분을 만들고 산소를 배출하는 광합성을 하였다.
이동할 수 없는 식물은 외부의 도움이 없어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물과 산소를 흡수하여 양분을 만들고 생명을 유지한다. 식물체의 몸을 구성하는 탄소의 일부는 뿌리를 통해 흙 속에 저장되었고, 다양한 토양생물들의 에너지로 쓰인다.
이산화탄소는 대기권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만, 식물의 광합성으로 흙 속에 저장되었고 지구생태계는 탄소에너지의 순환으로 유지되었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석탄과 석유의 과도한 사용은 지금의 기후위기를 불러왔다. 산림과 농지의 훼손은 탄소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은 악순환이다.
물과 산소의 순환
광합성을 높이려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식물 뿌리에서 물과 산소를 충분히 흡수해야 한다. 물과 산소가 순환하려면 흙 속에 공극이 많아야 하고,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흙 알갱이를 떼알구조로 변화시켜서 공극을 만든다. 다른 토양생물과 식물의 뿌리도 공극을 만들고 죽은 후에는 흙 속의 양분으로 순환된다.
무경운 농사가 잘 되려면 광합성을 충분하게 할 수 있도록 흙 속에 물과 산소가 순환하는 공극이 많아야 한다. 밭을 만들 때 퇴비와 흙을 갈아주고 이랑(두둑과 고랑을 합친 것)을 만든 후에는 공극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경운으로 밭을 만든 후에, 공극이 막히는 가장 큰 원인은 많은 비가 내렸을 때 공극을 채웠던 물이 빠지면서 흙이 뭉치는 것이다. 점토가 많은 밭은 굵은 미사와 모래를 섞어서 물리적으로 공극을 만들어야 한다. 미생물에 의한 떼알구조의 변화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공극을 유지할 수 없다면 무경운 농사의 결과는 좋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