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내 환경오염 조사 지점, 부산시가 지난 17일 공개한 내용이다.
김보성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하야리아 부지로 조성한 부산시민공원에서 토양오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시는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 없음' 결론을 내렸지만, 시민단체는 "즉각 직접 조사와 즉각 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환받은 땅에서 뒤늦게 발견된 오염토
부산국제아트센터 건립공사 현장에서 토양오염이 확인되자 부산시는 4개월간 부산시민공원 내 특정 지점을 지정해 조사에 나섰다. 부산지역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이 될 2000석 규모의 국제아트센터는 부산시민공원 북문 쪽에 위치한다. 지난 7월 부지 지하 토양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허용 기준치의 5배 이상으로 발견됐다. TPH는 기름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유해 물질이다.
하지만 시는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정기적인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특이사항이 없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대기질 조사는 허용 수치 이내였고, 지하수·하천 TPH 검사 또한 불검출로 나왔다는 게 부산시의 조사 내용이다. 시는 "일반적인 공원환경으로 무해한 결과"라고 입장을 공개했다.
시민사회는 이러한 간접조사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토양이 아닌 대기질, 지하수 등에 대한 조사는 절대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부산시 자문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은 전수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누가 봐도 제대로 된 조사 방법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체적인 조사를 해야 얼마만큼 토양오염이 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부산경실련을 포함해 부산YMCA,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10여 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29일 부산시를 찾아 이와 같은 의견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부산시민연대는 "토양오염 전수 조사와 정화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축해 사태를 해결하자"라며 "미군이 남긴 오염 문제를 감추고 방치한다면 시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