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구석 검은모래해변송악산 서쪽의 제3전망대에서 바라본 개구리구석 검은모래해변이 아름답다.
임경욱
남쪽 탐방코스는 아찔한 절벽이 이어진다. 둘레길의 끝자락 제3 전망대에 이르니 개구리구석 검은모래 해변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해변은 조용하고 아늑한 모습이다. 하모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안선이 완만한 곡선으로 그지없이 부드럽다.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가 파도를 타며 작아졌다 커졌다 한다.
해안로 안쪽 대정뜰에는 케일, 양배추, 마늘 등 겨울 작물들이 너른 평원을 파랗게 수놓고 있다. 평원 곳곳에 알뜨르비행장, 격납고, 지하벙커 등 전쟁의 흔적들이 아픈 역사와 함께 아직도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멀리 모슬봉(모슬개오름), 단산(바굼지오름)이 너무 높지 않아 정겹다.
한 무리의 올레꾼들이 수다를 떨며 우리 곁을 지나간다.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인 후 큰길로 곧장 나가지 않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산등성이 송림길을 밟아 내려왔다. 송악산은 높이 104m, 둘레 3115m, 면적 58.6㏊이며, 절울이오름, 저별이악(貯別伊岳)이라고도 부른다. 해찰을 부리며 천천히 돌아도 2시간이면 족히 돌 수 있다.
오는 길에는 모슬포항에서 방어 소비촉진행사를 벌이고 있어 일부러 들렀다. 어획이 좋았는지 상가 수족관마다 대방어가 그득하다. 둘이 먹을 양으로 회 한 접시를 떠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붓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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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물처럼, 바람처럼, 시(詩)처럼 / essayist, reader, trave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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