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단 불꽃은 청소년 성상담 및 성교육 활동 등을 진행하는 '탁틴내일' 활동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석희진 활동가는 "자꾸 (디지털 성착취) 피해자들을 탓하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제는 가해자들한테 '왜 그렇게 했냐'고 묻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현숙 상임대표는 "적어도 10대와 성관계를 맺는 것은 범죄라는 것을 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추적단 불꽃
- 현재 도담별 프로젝트를 담당하시는 활동가님은 몇 분인가요. 그동안 몇 분의 피해자를 지원하셨을까요?
석 "현재 2명의 활동가가 도담별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6월 ~ 12월 실제 지원 인원은 289명이었고요. 올해 3월 ~ 9월 실제 지원 인원은 100명이었고, 아웃리치는 800건 진행했습니다."
- 도담별 트위터를 운영하시면서 여러 오해를 받아오셨다고요, 그 일화를 좀 공유해주세요.
석 "가해자들이 트위터로 접근할 때 피드가 없는 계정으로 속이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처음 도담별 사업을 시작했을 때 피드가 없으니까 쪽지를 보내는 족족 차단 당하기도 했어요. 차단을 당하면 상대방이 풀지 않는 이상 대화를 나눌 수가 없잖아요. 그게 제일 아쉽죠. 그리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진짜 여자가 맞는지도 많이 확인을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통화를 하거나 명함이나 사무실을 찍어 보내서 안심시키기도 해요."
- 활동을 하면서 소진 방지를 위해 터득한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석 "이 질문을 보고 '너무 너무 어렵다' 생각이 들었고요.(하하) 이제는 쉴 수 있을 때 좀 최대한 쉬려고 하고 드라마, 넷플릭스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어떤 부분들은 시간이 필요하구나'를 느끼게 됐어요. 예전에는 문제 해결이 당장 안 되면 굉장히 분노하고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았어요. 여러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숙의하는 과정이 사회에 필요하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 일을 조금은 여유 있게 하고 있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계속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사회가) 변하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또 저는 방탄소년단 팬이기도 해요.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좋고요. 방탄소년단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희 자녀 또래 청년들이라서 그런지 더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요즘은 온라인 공연밖에 못 하는데 제 동생도 방탄소년단 팬이라 명절에 모여서 엄마랑 셋이서 같이 공연 보고 이야기하는 게 즐거워요."
- 끝으로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이야기일까요.
석 "피해자들에게 '왜 그렇게 했냐. 왜 네가 대화를 했냐' 등 자꾸 피해자들을 탓하는 얘기를 많이 해요. 이제는 가해자들한테 '왜 그렇게 했냐'고 묻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청소년들한테 다양한 지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피해 지원이라고 하면 법률, 의료, 수사 지원을 중심으로 해요. 물론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생각보다 그걸 원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많거든요. 부모님한테 알려지는 게 싫어서 신고하지 않겠다는 경우도 많죠. 다양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에게 정서적 지지 프로그램을 더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는 온라인 선물도 보냈는데, 올해는 예산이 줄어서 못하고 있죠. 인형 같이 안정을 줄 수 있는 선물을 보내면서 힘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런 관심 표현이 그 친구들에게는 중요하거든요. 못하게 되니까 아쉬워요."
이 "수사 기관이나 사법부에서 청소년들의 특성을 많이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외국 제도를 비교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가 법이나 제도는 굉장히 잘 돼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이 잘되지 않을 때가 많죠. 궁극적으로는 왜 청소년들이 계속 이런 취약한 상태에서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지, 그 원인이 뭔지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좀 봐야 되지 않을까요?
저출생 고령사회 얘기하면서 '아이 낳자'고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아이 낳는 것도 좋지만 태어난 아동들에게 계속 범죄가 생기는 상황들, 이런 것들이 왜 그럴까에 대해 관심 가져야 할 거 같아요. 또 '소년 범죄자들이 늘고 있고 죄질이 나쁘니까 처벌을 강화하자' 하기 전에 '도대체 이 청소년들이 뭘 보고 자랐기 때문에 이런 범죄를 하게 되었을까?'를 고민해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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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 왜 피해자 탓하나... 화가 치밀 때 '방탄' 공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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