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단 불꽃은 '당신을 도와줄 활동가들이 묵묵히 디지털 성범죄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관련 단체 활동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진행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도 그 중 하나다. 김해온 활동가와 김민정 활동가가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두 활동가의 요청으로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다.
추적단 불꽃
- 단체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김민정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총 3개 팀으로 구성돼 있어요. 사이버또래상담팀, 성매매 피해지원상담소, 성매매 피해지원센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통합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사이버또래상담팀에서는 성착취 범죄 피해 아동·청소년들을 발견하는 일을 합니다. 피해 아동·청소년들은 성과 관련된 부분이라 밖으로 얘기하기 어려워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디지털 세상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착취 범죄의 위험성을 안내하면서 직접 찾아가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SNS 상으로 쪽지를 발송하고 홍보하는데 그 쪽지를 받아본 아동·청소년들이 과거에 경험했던 피해와 비슷하거나 지금 같은 피해를 겪고 있을 때 상담 요청을 해요.
아동·청소년의 피해 정도에 따라 의료 지원이라든지 법률 지원, 심리 상담은 물론, 부모 상담까지 이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상담은 피해가 발생하고 난 후, 지원이잖아요. 그래서 사이버 상에서의 (불법 촬영물) 유포나 개인 정보 유출 등도 모니터링하면서 플랫폼과 기관에 삭제 요청을 하는 등 신고를 위한 모니터링 업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그런 쪽지를 보내면 답변이 안 오는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민정 "적지 않게 답변이 와요. 근래에 사실 걱정이 되는 건 도와주는 사람인 척, 우리 단체를 비롯해 여러 단체와 기관을 사칭해서 아동·청소년들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쪽지를 보낼 때 '삭제를 빌미로 원본 사진, 피해 영상, 개인 정보를 요구할 때 2차 피해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공인된 기관인지 알아보고 상담 요청을 하세요'라는 문구를 꼭 넣고 있어요."
- 단체를 사칭한다니... 정말 악질적이네요. 이렇게 잠깐 이야기만 들어봐도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계시는데요, 한 해 기준 몇 분의 활동가가 몇 분의 피해자를 지원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김민정 "사이버또래상담팀은 총 8명이고, 2020년 기준 약 4천 건 이상의 사이버 상담을 진행했어요. 성매매 피해아동지원센터 인력은 3명인데요, 3명이 상담 발굴, 직접 지원, 사후 관리까지도 다 해야 해서 상담소 SNS팀 5명의 활동가분과 같이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활동을 하면서 힘든 일이 많을 텐데... 노하우가 있다면?
김해온 "성착취물에 되게 많이 노출 돼요. 또 상담하면서 가출·가정폭력·자살·사고 등 적나라한 피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상담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큰 소진으로 다가올 때도 많거든요. 소진 전에 제 때 예방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거였는데요. '내가 조금 힘들긴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일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다'라는 생각을 할 때 소진이 예방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되새기고 있어요."
김민정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동료들의 지지였어요. 일과 관련된 부분을 다른 데서 얘기할 수 없거든요. 현실적인 부분, 법적인 피해 지원이 막힐 때 소진되기도 하거든요. 이런 마음들을 동료분들이랑 같이 소통하고, 어떻게 상담했는지 서로 얘기를 하면서 소진을 예방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과 사명감이 있어요. 저희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성매매·성착취 연결돼있어...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성착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