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연말 거리가 한산해졌다, 이웃을 향한 애정의 손길이 줄어들까 염려되는 2021년 세밑.
경북매일 자료사진
해마다 끝 무렵이면 매양 사용하게 되는 사자성어이니 다시 입에 올리기가 무엇하지만, 2021년 한 해도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었다. 온갖 일이 많았고, 어려움과 힘겨움도 더불어 많았다.
특히 다난(多難)이라 부를 것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숱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은 서민들의 한숨을 불렀고,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정치적 상황에 많은 유권자가 실망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어려움과 힘겨움만 해도 숨이 찬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공황과 공포는 올해 내내 지구 전체를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다난' 속에서도 어딘가 숨겨진 말간 '희망'을 찾아내야 하는 건 세상을 사는 인간들의 책무이자 권리 아닐까?
신축년이 시작된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눈 한 번 감았다 뜨니 어느새 세밑이다. 걱정과 환멸을 거듭한 것만 같이 느껴진 2021년이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연말이 왔다.
<논어>(論語) '술이 편'(述而 篇)엔 이런 문장이 나온다.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군자탄탕탕 소인장척척). 풀어 쓰면 대략 이런 뜻이다. "군자는 항상 평상심을 유지하지만, 소인배는 늘 걱정만 한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도리를 알려주는 옳은 말이다. 하지만, 21세기 오늘 군자로 사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인이 돼 제 안위와 자신의 경제 상황과 제 자식의 미래만을 걱정하며 전전긍긍 살아가는 게 현실.
매년 연말이면 우리는 습관처럼 불우이웃을 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그건 이제 일종의 통과의례에 가까워져 불행한 이웃에게 물질이 아닌 마음까지 주는 게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