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서수경복궁에서 금천을 감시하는 서수. 지금은 복개되어 모두 도로가 되었지만 원래 경복궁 왼편으로는 백운동천이 오른편으로는 삼청천이 흘렸다. 경복궁을 만들때 그 물을 금천으로 끌어들여서, 예전에는 금천에 물이 흘렀다. 지금은 물이 없어 서수가 금천 바닥을 보는 것 같지만, 원래 서수는 금천 바닥을 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속에서 궁을 위협하는 물체를 감시하는 것이다.
오창환
수문장들이 지키고 있는 광화문에 들어서면 흥례문이 보인다. 흥례문 안쪽에는 금천이라 불리는 석재로 만든 개천이 나오는데 금천에 설치된 다리가 영제교다. 영제교 좌우로 4마리의 서수(상서로은 상상속의 동물)가 금천 모서리에 아슬하게 매달려 개천을 감시하고 있다. 생생한 표정과 역동적인 동작, 섬세한 표현 등 이들 서수 4마리는 경복궁에 있는 조형물 중 가장 훌륭하다. 나라면 이들 서수를 경복궁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삼겠다.
영제교를 건너 근정문을 통과하면 근정전이 보인다. 근정전(勤政殿)은 경복궁의 중심 건물로, 국왕의 즉위식, 신하들의 새해인사, 외국 사신 맞이 등 국가적 행사를 하던 곳이다. 근정전 뒤의 사정문을 통과하면 사정전(思政殿)이 나오는데 왕이 주로 집무를 보던 곳은 이곳이다. 사정전이 실용적인 공간이라면 근정전은 조선왕조의 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