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과 월지의 한쪽 끝을 지나는 동해선 철길. 일제강점기 철도가 문화재를 훼손한 사례 중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다.
박장식
실제로 철도가 지나는 경주 도심 남부의 인왕동, 구황동 일대는 동궁과 월지를 비롯해 황룡사지, 미탄사지 등 여러 유적지 인근을 지나는 모양새이기에 이설이 불가피하다. 동해선 철도가 이설되면 경주역사유적지구 일대의 발굴 및 보존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부와 경주시는 동해선 이설과 함께 경주역사유적지구 일대를 통과해 경주 남부로 향하는 원화로를 지하화하거나, 우회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문화재 복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철로와 도로 같은 길이 사라지는 대신, 신라의 왕경을 느낄 수 있는 '사람길'이 경주를 차지할 모습이 기대된다.
철도 걷히는 사적지 많아... "이설되는 대로 보호할 것"
동해남부선, 중앙선 선로가 이설되면서 동궁과 월지 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문화재들이 빛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건천의 금척고분을 비롯해 대릉원 일원의 쪽샘지구, 인왕리 고분군, 능지탑지 등 철도로 인해 원형 복원이 어려웠던 고분과 유적에 서광이 비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문무왕 시기 창건되었던 사천왕사지의 경우 강당 터가 1930년대 동해선 철도에 그대로 깔렸던 바 있다. 동해선으로 인해 유실되었던 건물지를 철도 이설 이후 다시 되찾게 되면서, 발굴 작업을 비롯해 원형 복원 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 역시 동해선 철도가 이설되면 문화재와 겹쳤던 철도 부지를 문화재 구역으로 지체 없이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27일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 시내 철도가 이설되는 대로 문화재 유구와 겹쳤던 철도 부지를 문화재 구역으로 편입해 보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 추진단 관계자 역시 "동해선 철도가 이설되는대로 기존 철도 부지 내 유적을 단계적으로 조사 및 정비, 활용해나갈 계획을 경주시나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수립할 계획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진단 관계자는 "어느 정도 조사와 정비가 된 후에 철도 시설로 인해 개방에 어려움을 겪었던 유적지를 공개하거나, 철도 시설로 인해 추진하지 못했던 관람 편의시설을 정비해 관람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활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공유하기
월지도, 사천왕사지도 밟고 갔던 철길... 이제 사라지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