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남소연
- 추진단이야 정말 힘들지만, 당 안팎 평가는 좋던데.
"공교롭게도 매타버스가 출발하면서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또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지만, 매타버스 다녀온 지역의 지지율이 개선되는 효과도 몇 번 확인했다. 아마 매타버스가 가면 해당 지역에서 약간 수면 아래에 있던 잠재적 지지층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 해당 지역 지지율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또 이재명 후보는 매타버스를 하며 자기 중심의 메시지를 온전하게, 일관되게 낼 수 있었다. 지역에 가면 메시지가 지역화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후보가 어디에 있나'보다는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게 확인됐다. 지역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메시지를 낼 수 있던 거다. 가령 논산에서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는 메시지를 냈고 이후 혁신작업들이 진행되면서 지지율 반등 계기가 마련됐다.
하나 더, 유튜브 채널 '이재명TV' 구독자가 매타버스 출발할 때는 29만 명인데, 지금은 41만 명을 넘어섰다. 주말 뉴스 생산량이나 (인터넷 검색 동향을 알 수 있는) 구글트렌드 이런 통계에서도 주말에 상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상대 후보는 주말에 활동이 줄어드는데, 저희는 주말에 활동량이 막 확대되니까. 훨씬 많은 구독, 검색이 이뤄지고 이게 지지율로 연결되는 것 같다."
- 그런데 가끔 후보가 유튜브 생방송에서 실시간 댓글을 소개하며 악플까지 읽는다. 현장 관계자들로선 굉장히 당혹스러울 텐데.
"일종의 애드립이라고 본다. 본인의 장난기가 발동했다고 할까. 상대가 자신을 공격하는 포인트를 짚어서 읽고 그러지 않나. 심지어 욕설도 읽고, '아휴, 제가 잘못한 건 잘못한 거죠'라고 반응하고. 참 개구지다는 생각도 들고, 본인이 그런 걸 소탈하게 받아들여서 넘기는 것도 같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국민들이) 이재명을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먹방(먹는 방송)도 생각보다 너무 잘하더라. 정말 연습한 것도 아닌데(웃음). 명심캠핑할 때 조금씩 소재를 두면 대본 없이도 알아서 먹고, 지난 13일 군위영천휴게소 라면 먹방은 완전 대박났다. 조회수는 평소와 비슷한데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렸다. '후보가 국민들과 소통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 동네형 같은 이미지로 다가갈 때 사람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구나' 싶었다."
- 현재 강원, 제주, 수도권 등이 남았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우려스럽다. 지난번 대구에서 후보 동선이 확진자와 겹쳐서 검사 후 음성판정을 받기도 했고(인터뷰 후 민주당은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에 맞춰 매타버스 일정을 연기했다. - 기자 주).
"후보가 확진자를 접촉했던 건 아니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차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어쨌든 서울의 방역상황이 간단치 않기 때문에 많이 고민해서 '몇 가지 비장의 기획'은 했지만 그조차도 시행할지는 약간 고민이다. 국민들에게는 매타버스가 상당히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서 연호하는 이미지일 텐데 서울에서 그런 걸 한다면 '해도 되나?' 이런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만약에 하더라도 대중 접촉 등을 최소화하는 형식으로 가려고 한다."
- 살짝 귀뜸해준다면.
"저희가 먼저 얘기하면 저쪽(국민의힘)에서 따라할까봐... 많이 따라하는 것 같다(웃음)."
"윤석열 라면 방송? 정책 소개는 안 하고 국민 우롱"
-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라면을 끓여주며 대화하는 유튜브 방송을 준비한다더라.
"그 기사를 보며 씁쓸했다. 자신의 정책을 소개하고 상대 후보와 토론도 하면서 국민들과 부드러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이미지를 만드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하겠나. 하지만 그런 건(토론, 정책 제시) 하나도 안 하면서 그냥 라면 끓여주는 건 국민들을 너무 쉽게 보고 우롱하는 것 아닌가. 매타버스를 보고 그쪽에서 애가 닳아서 기획한 것 같은데, 기본부터 충실하라고 말하고 싶다."
- 현재 판세는 어떻게 보고 있나.
"지금 초접전 상태까지 왔다. 저는 원래 12월까지는 우리도, 상대 후보도 잠재된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이 목표고, 중도층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시점은 내년 1월부터 설 연휴라고 봤다. 그게 그냥 되는 일은 아니니까 여러 과정으로 경제에 유능한 이재명, 또 2030세대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모색하는 이재명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왔다. 1월부터 지지율에 반영되기 시작하리라고 예상한다.
국민들이 민주당 후보로 이재명을 선택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정세균·이낙연 등 다른 후보들도 훌륭한 분들이지만 국민들은 더 많은 변화, 혁신에 대한 기대를 이재명에게 걸었다.
시대정신도 거기에 있는 것 아닐까. 어쩌면 국민들은 민주당이냐 국민의힘이냐 보다 '답답한 현실을 바꿀 사람,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은 누구인가'를 선택하려는 것 같다. 저는 그래서 이재명에게 기회가 있고, 그건 이재명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고 여긴다. 매타버스를 하면서 그걸 더 많이 느꼈다."
- 그래서 '시즌2'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도 있다던데.
"매타버스요? 힘들다(웃음). 일단 정부 방역지침이 12월 18일부터 16일간 강화해 적용되니까 그 기간 동안에는 (일정 진행이) 어렵고, 이후에는 방역상황에 맞는 다양한 버전을 준비해서 재개할 수 있을 때 해야죠. 사실상 시즌2가 될 거다. 저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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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목말랐던 이재명, 먹방 너무 잘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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