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자신에게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계란을 투척한 학생과 해당 수사를 진행 중인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서한. (좌) 학생에게 보낸 편지 (우)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편지
더불어민주당 제공
"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치란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정말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신에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계란을 던진 고등학생과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낸 편지가 16일 공개됐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민생투어의 일환으로 경북 성주군을 찾았다가 이 학생이 던진 계란에 맞을 뻔했다. 해당 학생은 이후 경찰에 의해 유치장에 구금됐다 하루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경찰이 계란 투척행위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이 후보가 15일 직접 편지를 보내 선처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관련기사 :
[영상] 이재명, '사드 반대자'에 계란 맞을 뻔... 민주당 "선처 요청" http://omn.kr/1wej7).
그는 학생에겐 "우리 학생 덕분에 제가 왜 정치를 하는지, 또 제가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할 수 있었다"고 밝혔고, 성주경찰서장에겐 "이 학생의 행동에서 어떤 위협의 의도를 느끼지 못했다. 저는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안 찾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약속 뒤집었다 느꼈다면 제 책임"
이 후보는 해당 학생에게 "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저의 의사를 수사기관에 명백히 밝힌 만큼, 추가적인 민·형사상 처벌이 뒤따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 학생과 사드 배치 반대에 나섰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제 마음을 전한다"라며 "사드 배치가 국익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저는 주어진 현실과 상황에 맞춰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는 정치가"라면서 이미 현실화 된 사드 배치 상황에서 대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 신념을 지키는 것보다 이미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상황에 기초해 대안을 찾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면서 "이런 입장이 약속을 뒤집은 것으로 느껴지셨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고, 입장을 설명 드리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저는 우리가 여전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 제가 정치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할 외교적 방안에 대해 고민했듯이, 우리 학생과 사드 배치를 반대하시는 모든 분은 주권자로서 나라를 걱정하고,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에 기초해 저에게 호소하고 계시기 때문"이라며 "그 호소에 걸맞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진심을 보여드리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학생 덕분에 제가 왜 정치를 하는지, 또 제가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었다"며 "큰 목소리든, 작은 목소리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거친 방식의 의견 표출 처벌받는다면 정치가도 의무를 다하기 어려워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