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7년 젊은 박사들에게 수원여자대학교 초빙 교수 자리는 그야말로 절박함의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초빙 교수라고 하더라도 "교수"라는 두 글자가 들어간 이력은 추후 교수로 임용되는 데 큰 경력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절박했을 그 자리는, 허위 이력을 기재한 의혹이 있는 김건희에게로 돌아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자신의 부인이 허위 이력 의혹이 있는 지원서 자리와 관련해 "교수가 아닌 시간강사"라며 "무슨 교수 채용이라고 이렇게 말하는데, 시간강사라는 거는 전공 이런 걸 봐서 공개 채용하는 게 아니다"며 깎아내렸다. 시간강사 자리 하나에 목숨을 걸고 수십, 수백 통의 이력서를 뿌려야 했던 젊은 박사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결코 내뱉을 수 없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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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시간강사 자리, 대학에서 아는 사람들끼리 소개받아 나눠 갖는 것이라는 식의 윤석열의 발언은, 그들이 살아가는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가능한지 몰라도 2007년 대한민국을 살아갔던 수많은 평범한 젊은 박사들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2007년 김건희에게 시간강사는 잠시 거쳐 가는 자리였을지 몰라도, 당시 시대를 함께 살아갔던 평범한 청년들에게는 절박하고 소중한 자리였을 것이다.
그래서 14년 전 자신의 소중한 기회를 빼앗긴 청년들의 고통은 생각지도 않고, 시간강사를 대학에서 '지인들끼리 나누는 하찮은 자리' 정도로 깎아내린 윤석열 후보 역시 2007년 김건희와 공범일 것이다. 아니, 더 나아가 그들의 권력 놀음에 고통받은 청년들의 상처를 다시 한번 후벼팔 수도 있는 후안무치의 범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