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환자 역대 최다... 붐비는 중환자실지난 11월 23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이 빼곡히 들어찬 중증환자 병상과 의료진으로 붐비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 그냥 '병원'이라고 하면 특별한 설명이 붙지 않는 한 '민간병원'을 가리키는 말이고 의료진, 그냥 '의사'라고 하면 역시 거의 대부분은 민간병원에 소속되어 자기 직장을 위해 일하는 민간병원 의사이다. 우리나라 병원의 94.6%, 병상의 약 90%가 민간병원의 소유이고, 입원실이 없는 동네의원은 거의 100% 개인 소유이다
코로나 상황이 연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그냥 병원과 의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동안 코로나 환자 진료에 참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였나? 그래, 그동안은 확진자 수가 많지 않았으니까 소수의 공공병원이 담당했다고 친다면, 최근 한달 코로나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 비극적인 상황에서는 '그냥 병원과 의사들' 중에 과연 얼마나 자발적으로 코로나 병상을 내놓고 있으며 몇 명이나 스스로 코로나 환자 진료에 참여하고 있는가?
정부 행정명령에도 사보타주하는 민간병원들
12월 10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1146개의 준중증, 중등증 병상 추가를 목표로 한달 전(11월 5일, 11월 12일)에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현재 561개가 운영 중이고 나머지 병상은 아직 준비중이라고 한다.
이것은 민간병원들의 사보타주(태업)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돈벌이를 위해서는 잘도 돌아가던 병상이 코로나 환자를 위해서는 이렇게 준비가 더딘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유를 들어보면 감염병 진료를 하기에는 병원 시설과 동선이 여의치가 않아서 공사가 필요하고 아직 의사들이 코로나에 대해 잘 몰라서 코로나 병동을 맡겠다는 의사가 없다고 한다. 감염병 위기 시기에 자신들이 병원이고, 의사로서 맡아야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도 전혀 모르고 있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한심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5.4% 남아있는 공공병원의 명맥마저 끊어버리고 싶은 건가?
이렇게 민간병원에 대한 행정명령이 계속되고 병상확보 압박이 지속되자 몇몇 언론사에서 갑자기 공공병원을 공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중앙일보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 603병상 중 111개만 코로나 병상으로 내놓고 나머지 병상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지난해 초 모든 병동을 코로나 치료병동으로 전환했다가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취약계층을 위한 일반환자 외래진료와 입원, 수술, 응급실 진료기능을 재개하면서 111개의 코로나 병상을 운영하며 2년째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깎아내리기 위해, 행정명령으로 마지못해 26개, 31개의 중환자 병상을 내놓은 한양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말이다.
아무리 코로나로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지만 소위 빅5라고 불리는 대형병원과 사립대학병원들이 공공병원 보고 돈벌이 의료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기상천외한 의견이 등장한 것이다. 민간병원 옹호세력들은 이번 기회에 5.4% 남아있는 한국 공공병원의 실낱같은 목숨마저 끊어버리고 싶은 것 같다.
코로나 진료와 취약계층 진료, 공공병원은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