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시흥시민 50명이 참여하는 비대면 공동집필 프로젝트 '리-라이트'는 비대면문화연구소 ‘시흥 Arts-LAB’을 통해 발굴한 신규 문화예술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 청년, 지역예술가, 이주노동자, 지역상인 등 각양각층의 시민들이 함께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난파된 개개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를 에세이, 사진, 일러스트 등과 접목해 하나의 공동집필서로 완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리-라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한 인터뷰입니다.[기자말] ▲좌측부터 박경남, 강채윤, 정혜영씨김연정 [이전 기사 : 그 작곡가는 왜 방과후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나 http://omn.kr/1wapl] 그 다음 타자는 강채윤씨, 정혜영씨, 박경남씨다. 세 사람은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가진 학부모로 만나 인연의 싹을 틔웠다. 그러나 '공예'와 '인형극'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가 인연의 연결고리를 한층 강하게 만들었다.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료 사이가 된 세 사람은 앞으로도 이 길을 함께, 그리고 오래 걷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 우선 독자 분들에게 각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강채윤 : "저는 맨드리 창작소의 대표입니다. 결혼하고 자녀 양육에만 전념하다가 동화 구연을 시작해서 서울 소재 어린이도서관이나 병원에서 봉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게 정말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공예와 인형극도 시작하게 됐어요. 외부 기관이나 학교에 가서 공예 강의나 그림책 수업을 하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인형극이에요. 과정은 힘들지만, 하고나면 그 뿌듯함이 다른 어떤 것보다 커요." 정혜영 : "조그만 공방에 소속돼서 아이들에게 공예를 가르치는 일을 했었어요. 이제는 이곳에서 홍보도 열심히 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있어요. 두 분 덕택에 인형극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공예수업도 같이 하고 있답니다." 박경남 : "처음에는 학부모 사이로 만났는데, 강 대표님의 영향으로 공예를 배우고 인형극을 하면서 이 세계의 재미에 눈을 떴어요. 푹 빠져서 하다 보니 이제는 이 활동이 생활의 주가 되어버렸네요. 코로나 때문에 공연이 취소될 때는 다른 일을 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좀 나아지고 있어서 같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답니다." - 세 분의 인연은 학부모라는 접점으로 시작된 거군요. 그 점 외에도 예술에 대한 관심이 세 분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고 봐도 될까요? 강채윤 : "저 혼자 하는 것보다는 같은 엄마 입장에서 인형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동네 주민들을 섭외하게 됐어요. 다행히 아이들이 동창이라 더 연락하기 쉬웠어요. 4년 넘게 같이 활동해왔는데,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더 잘 맞는다고 느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인형극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세 사람김연정 - 세 분 다 다양한 일을 하시지만, 특히 인형극에 대해 애정이 크신 것 같은데요. 인형극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강채윤 : "인형을 잡고 있으면, 인형에 제 감정이 이입되는 거 같아요. 무대에 섰을 때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게 뭐랄까. 아드레날린이 폭발되는 느낌이랄까요. 아이들이 호응을 해주고 웃는 걸 볼 때면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아요. 이런 기분이 드니까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는 거죠." 정혜영 : "저는 두 분처럼 원하는 바를 구현할 수 있을 정도의 재주는 없거든요. 그 대신 소품을 만들 때 재미가 커요. 결과물이 예쁘면 만족감도 크고요. 특히 무대에 제가 만든 인형이나 소품이 있는 걸 볼 때 뿌듯함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박경남 : "저희 목소리가 들어가고, 직접 만든 인형이 올라가고 하니까 제가 올라가는 것과 똑같다고나 할까요. 인형이 곧 나라고 생각하니까 감정 이입이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공연이나 교육이 많이 취소돼서 아쉬운 마음도 크실 것 같습니다. 박경남 : "공연을 멈춰야 하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 그 대신 저는 백신접종센터에서 안내하는 일을 했거든요. 외국인도 많이 오고 하니까 챙길 것들이 더 많더라고요. 안내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컸어요. 그래도 하반기에는 공연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정혜영 : "공예 수업의 취소도 많았고, 잡혔다가 재 취소되는 일이 빈번해서 일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고요. 아이가 셋이라 케어하는 데도 애를 먹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너무 많았거든요.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져서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강채윤 : "그동안은 바빠서 쉴 틈 없이 달려왔었거든요. 일이 줄어들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사람이 익숙해지면 해이해진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활동이 차츰 늘어나기 시작하니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일이 많았을 때 피곤하다고 느낀 것에 반성을 하게 됐어요. 앞으로는 주어진 모든 일들에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요." - 그러고 보니 '맨드리 창작소'라는 이 공간이 세 분에게는 아지트 같은 곳이겠네요. 공간은 어떻게 활용하고 계세요? 강채윤 : "에코크래프트, 가죽공예, 3D프린팅 체험을 할 수 있는 공예창작소이기도 하고, 더불어 인형극과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해요. 상반기에는 공연이 취소돼서 거의 못했지만, 언제 기회가 또 찾아올지 모르잖아요? 항상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은 여기서 만나서 꾸준히 연습을 해요." - 공간이 넓어서 교육을 하기에도 좋겠네요. 주로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하세요? 교육을 통해 느끼는 보람도 크실 것 같아요. 강채윤 : "공예수업을 많이 하는데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도 많이 해요. 아이들이 여기 오면 '선생님, 저는 이런 게 조금 힘들어요!'라거나 '이럴 때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곤 하는데요. 사소한 것에서도 희로애락을 느끼고 표현하는 게 배울 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인이 되면 아무래도 그렇게 자기 이야기를 솔직히 꺼내기가 힘들잖아요. 사람들의 시선이나 편견이 두려워서요. 누가 뭐래도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소중하다는 걸 느끼게 돼요." - 교육도 하시지만, 인형극을 통해서도 많은 관객을 만나실텐데 공연하실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오르시는지 궁금합니다. 강채윤 : "이야기 전달자라는 사명감을 갖고 해요. 상업적인 인형극도 좋긴 하지만, 좋은 메시지를 담아서 아이들에게 들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과 작업을 오래 이어가는 게 꿈이죠.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하고 계시지만,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끝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강채윤 : "인형극을 하고 있지만, 기획이나 연출 부분도 부족하다고 느끼고요. 인형을 만드는 실력도 아직은 미흡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되, 지금처럼 연극이나 인형극은 계속 이어나가려고 해요. 그러려면 공간도 잘 유지해야하니까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최종 목표에요." 정혜영 : "처음에는 대사를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거든요. 소품을 만들다가 이제는 녹음도 하고 공연도 하러 다니니까 꿈만 같아요. 아이들도 다 커가니까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찾고 싶어요. 집에만 메이지 않고, 밖에서 활동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싶거든요. 그리고 내년에는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공예 교육도 많이 하고, 예전처럼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박경남 : "저는 자영업을 하다가 그만두고 전업주부 생활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전만 해도 이 분야에서 제가 활동할 거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고, 관심도 없었어요. 그런데 두 분을 만나 공예를 배워 자격증도 따고, 인형극도 배우고 나니까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인형극의 활동에는 정년이 정해져 있지 않잖아요. 두 분과 꾸준히 오래 갔으면 하는 게 제일 큰 바람이에요." 인터뷰를 하는 내내 세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넘쳐흐르는 기쁨, 그리고 눈빛만 봐도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의 굳건한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작품이 세상을 더욱 밝게 비출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오이도의 빨간등대처럼. 덧붙이는 글 이 인터뷰는 2021년 10월 29일에 진행되었으며, 2021년 12월 1일자로 시흥시에서 발간한 <리-라이트> 책자에도 실렸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리-라이트 #시흥시 #문화체육관광부 추천33 댓글4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연정 (seouleditor) 내방 구독하기 문화예술 프로그램 및 문화예술인에 관련된 글을 기고합니다. 취재, 인터뷰, 리뷰기사 관련해서는 koreatheatre@naver.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22년 오직 인형극 외길...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AD AD AD 인기기사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이야기 전달자라는 사명감을 갖고 인형극 해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뒤숭숭한 용산... 엄마들이 윤 대통령 탄핵집회에 나선 이유 다방 종업원이 "국회의원이면 다냐"라고 외치자 벌어진 일 1학년도, 5학년도... 미국 초등 교사가 항상 강조하는 것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