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겨와 미강으로 만드는 미생물 퇴비
오창균
물이 흐르는 냇가에서 갈대를 낫으로 베어다 농장에 쌓아두고 있다. 갈대뿐만 아니라 들판에는 마른 풀과 낙엽이 지천으로 깔렸다. 겨울 동안에 운동삼아 한두 시간씩 몸을 움직여서 걷어올 것이다. 논밭 주변과 산 밑에는 농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유기물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실상사 농장은 사찰의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을 모아서 농사에 사용한다. 마른 낙엽은 퇴비를 만들지 않더라도 흙 위에 덮어주는 멀칭으로 사용하면 풀을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흙에 닿는 낙엽은 토양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어 작물에 양분으로 순환되는 거름이 된다.
낙엽을 두껍게 덮지 않더라도 갈대를 낙엽 위에 올려놓으면 바람에 날리지 않고, 더 많은 밭에 사용할 수 있어서 갈대를 베어놓는 것이다. 갈대는 미생물을 증식하는데 필요한 탄소(c)와 질소(n)가 충분해서 좋은 거름이 되기도 한다. 왕겨와 미강으로 만든 미생물발효 퇴비를 흙속에 넣고 낙엽으로 덮어주면 증식된 유용미생물의 하얀 균사가 뻗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