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부조화신념을 바꾸는 것보다 합리화가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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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팅어는 대학생 파트 타이머를 모아서 약 한 시간 동안 필름 버리는 일을 시켰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단순 노동이다. 이후 그는 "다음 교대자들이 오면, 이 일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거짓말을 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이 대가로 두 그룹에게 각각 20불과 1달러를 주기로 했다.
실험이 끝난 후에 인터뷰가 이어진다. 20불을 받은 그룹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사실 필름 버리는 일은 되게 재미가 없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1불을 받은 그룹은 실험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고 공격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왜 그럴까? 겨우 1달러를 받으려고 내가 거짓말을 해야 한단 말인가? 몹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겨우 1000원 밖에 안 되는 푼돈 때문에!
이렇듯 부조화의 간극이 클 수록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쉽게 속인다. 수치심은 때때로 우리를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나쁜 방향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투자에서 인지부조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손실의 굴욕감은 매각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만든다. 심각한 재무정보에 눈을 감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계속되는 적자 행진과 급격히 늘어나는 부채,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 등을 애써 무시한다. 언젠가는 상황이 나아질거라고 자기자신을 기만한다. 투자가 실패했음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모순의 격차가 커질 수록 인지불협화의 늪에 빠지기 쉽다. 특히나 학식이 높은 사람이거나 고위직에 있는 인물, 세상에 널리 알려진 유명인, 고소득 전문직종에 속한 이들이 그러하다.
'내가 얼마나 잘 나가는 사람인데 고작 이 땡전 몇 푼에...', '내 사회적 위치가 어느 정도인데 진짜 쪽팔리게...' 이와 같은 창피함,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생각이 부조화를 키운다. 당연히 투자 포트폴리오는 박살이 난다. 인지부조화는 새로운 정보를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편집하여 저장케 한다. 그래서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고 눈 뜬 장님이 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