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학개론 수업이 무섭고 두렵게만 느껴졌다.
elements.envato
학교 적응과 아르바이트로 정신 없는 1학기를 보내고 2학기가 되었을 때, 나는 '국제정치학개론'이라는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다. 국제정치학개론은 교수님의 일방적인 강의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매 시간 마다 교수님께서 시사·정치·외교와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며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매주 국제정치학개론 수업을 듣는 세 시간 동안 나는 늘 어려움에 직면해야 했다. 시사와 관련된 질문들에 제대로 답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질문이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나는 대답을 준비할 수도 없었다. 나는 잘 해낼 수 없는 부분을 열심히 준비함으로써 늘 민망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었기에, 아무런 준비를 할 수도 없는 국제정치학개론 수업이 무섭고 두렵게만 느껴졌다.
(사진을 가리키면서) "배서정 학생은 이것이 무엇인지 아나?"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내가 더 큰 창피함으로 다가왔다. 수업이 있는 월요일만 되면 수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수업 도중에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할 때는 도망치고도 싶었다.
수업이 약 한 달 동안 진행되고 난 후 수강신청 포기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그 수업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당장이라도 포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포기를 하는 것은 도망을 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포기를 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 큰 부담과 스트레스였다. 결국 며칠 간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는 그 수업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회피라면 회피였지만 내가 어느 정도 시사 상식을 쌓고 난 후에 그 수업을 듣는 것이 나의 마음에도, 학점에도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수업을 포기하고 난 후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제자리 걸음일 것만 같았다. 나에게는 시사 상식을 쌓는 것이 필요했다.
어떤 방식으로 시사 공부를 할까 고민하던 중, 정말 우연히도 나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미디어와 현대사회'라는 수업을 들으며 교수님의 소개로 <오마이뉴스>를 처음 알게 되었고, 오마이뉴스 홈페이지에 정치·경제·사회와 같이 정형화된 분류 기준뿐만 아니라 미디어·사는이야기·문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뉴스 헤드라인이 정신없이 나열되어 있거나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적인 기사들만 한데 모여 있는 것은 시사 상식이 부족한 나에게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오마이뉴스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쉽고 재미있는 기사들을 골라 자유롭게 볼 수 있어 나에게 제격이었다.
약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오마이뉴스 앱에 들어가 '인기기사→정치→경제→사는이야기' 순으로 기사를 보는 것이 나의 아침 일과가 되었다. 오마이뉴스 기사들은 나의 시사 상식을 쌓아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다.
비록 국제정치학개론 수업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했지만, 나는 국제정치학개론 수업 못지 않은 값진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국제정치학개론 수업에서 아무런 어려움도, 나의 부족함도 느끼지 못했다면 내가 과연 <오마이뉴스> 기사를 매일 아침 챙겨보는 사람이 되었을까. 위기를 발판삼아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위기를 내 방식대로 극복하는 방법도, 나의 부족함을 느꼈을 때 위축되지 않고 보완할 수 있는 방법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성인이 되어 많은 경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마주하고 경험한 모든 것들은 나에게 큰 자산이 되어 돌아왔다.
나는 이제 수동적으로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기만 하던 과거의 내가 아니다. 나는 어떤 상황을 마주해도 나만의 방식대로 풀어가며, 어떤 어려움을 마주해도 스스로 극복하려 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는 어떤 어려움을 마주해도 속으로 이 말을 외칠 것 같다.
"모든 어려움 뒤에는 깨달음이 있고, 깨달음 뒤에는 성장이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공유하기
국제정치학개론 수업을 두 달 만에 포기하고 얻은 것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