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주류 판매점외국의 주류 판매점(좌)과 판매되는 술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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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도매·소매 면허제도로 주류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구매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다. 판매하는 술의 종류를 제한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주인 맥주, 소주, 와인, 전통주 몇 가지를 제외한 다양한 품목의 주류는 쉽게 구하기 어렵다. 많은 업소에서 대중들이 좋아하고 판매가 잘되는 술 위주로 배치를 하다 보니 업소별 차이가 없다. 양은 많지만, 품목은 단순하다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의 다양한 주류에 대한 호기심과 수요가 생겨났다. 외국처럼 까다로운 구매 규정으로 인한 바틀샵 개념이 아닌 단순한 품목에 대한 변화로써 주류 바틀샵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주류 바틀샵에서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나라의 술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술인 전통주는 주류 바틀샵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혹 입점하더라도 구색 갖추기 상품인 경우가 많았다.
최근 전통주의 소비 증가에 따라 상황이 변하고 있다. 주류 바틀샵 안에서 전통주 판매대가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한 주류 바틀샵은 지점 수가 확대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전통주의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주류 바틀샵에는 저가 막걸리나 한약재가 들어간 천편일률적인 전통주는 찾아보기 힘들다. 고급 막걸리, 독특한 약주, 젊은 층이 즐겨 마시는 새로운 술이 빠르게 판매대를 점령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주 판매대에는 지역의 규모가 작은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원료와 참신한 제조 방법의 제품이 눈길을 끈다. 대량 생산한 제품을 대량 소비하던 것에서 소규모로 생산되는 감성이 있는 제품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주 소비층인 MZ세대의 소비 패턴도 한몫을 한다. MZ세대를 비롯하여 소비자들의 주류에 대한 기호나 소비 패턴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입맛에 맞는 술을 찾아 발품을 팔기도 하고 비싸도 취향에만 맞으면 지불할 용의도 있다.
고르는 즐거움, 전통주 바틀샵
이제는 바틀샵의 한 코너를 차지하는 걸 넘어서 전통주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바틀샵도 생겨나고 있다. 과거엔 와인, 위스키를 판매하는 바틀샵은 있었지만, 전통주만 판매하는 곳은 없었다. 다양한 전통주 중에 입맛에 맞는 걸 추천받고 싶을 때나 갑자기 전통주가 필요할 때 바틀샵을 이용하면 된다.
전통주 바틀샵에 가면 시음도 가능하며 간단한 안주를 먹으면서 즐길 수도 있다. 전통주 판매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편리성도 신경 쓴 것이다. 전통주 바틀샵은 전통주를 마시는 즐거움과 함께 술 고르는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