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더타운에 모인 오늘의행동 실험실 커뮤니티 멤버들. 함께 무지개를 그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듣자하니 모임 때마다 그날의 'DJ'를 정해서 배경 음악을 틀었다고요(웃음).
생강 : "모임 중간에 각자 자료를 찾거나 모임 칠판에 뭔가를 적는 시간에 배경 음악을 틀어주는 게 DJ예요.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휴식 시간이나 여백이 생길 때 배경 음악을 틀어놓잖아요. 온라인에서도 배경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한 역할인데, 다들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역할이고요(웃음)."
서키 : "맞아요! 저도 DJ 역할이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참여자들이 저마다 크고 작은 역할을 맡는 것이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느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모임을 이끌어나가는 게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역할을 나누면서 함께 모임을 만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 '오늘의행동 실험실' 커뮤니티 활동 이후, 일상에서 달라진 게 있을까요?
생강 : "서키님이 앞서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저도 '영감 놀이터' 게시판을 무척 좋아해요. 특이하거나 신기한 걸 보면 '영감 놀이터 게시판에 올려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일상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의행동 활동가로서 줄곧 생활학자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게 오늘의행동 실험실 커뮤니티를 만들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요. 일의 일부로 시작하게 된 면도 있지만, 어느새 한 사람의 참여자로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또 오늘의행동이 말하는 '생활학자'스러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된 것도 큰 성과예요.오늘의행동에 동참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데서 희망을 발견했달까요."
서키 : "우선 커뮤니티를 준비하거나 모임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제게는 치유와 위안의 시간이었어요. 평소 '유익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폐를 끼치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는 말을 되뇌곤 하는데, 오늘의행동 실험실에서 무해한 사람들을 만나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미리 정한 것도 아닌데 항상 비폭력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지금 돌이켜보면 굉장히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고요.
커뮤니티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고 꾸려갈지 고민할 때 '기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커뮤니티, 플랫폼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이니까요. 커뮤니티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 이들과 어떤 경험을 쌓는가가 그 커뮤니티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참여자 누구나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운영자로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 커뮤니티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말, 무척 와닿습니다. 한편 사람들이 꾸준히 모이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선 다른 요소들도 필요할 것 같아요.
서키 : "함께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사람들을 꾸준히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의행동 실험실 활동을 돌아봤을 때, '게더타운 박람회'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난 후로는 확실히 동력이 떨어진 느낌이에요. 오늘의행동 실험실이 계속 운영되려면 다음 목표를 찾아야 할 텐데, 계속 논의 중이에요.
커뮤니티의 기본 규칙을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오늘의행동 실험실은 굉장히 느슨하게 꾸려지는 커뮤니티를 지향하지만 기본적인 운영 룰이나 가이드는 정했거든요. 참여자들이 함께 합의해서 규칙을 정하고, 이 규칙을 준수하면서 활동을 이어갈 때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참여자 수가 많고, 참여자들이 함께 커뮤니티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기본적인 규칙들이 무척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아요."
생강 : "결국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느냐가 커뮤니티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생각해요. 기존 참여자들과 결이 맞는 사람들이 새로 유입될 때 커뮤니티가 보다 원활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겠죠. 참여자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의미 있게 느끼는 것도 중요해요. 그저 모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알차다고 느낀다면 사람들이 계속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않을까요? 꼭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않더라도요."
서키 : "문득 "MZ세대는 의미, 재미, 성장 중 하나만 충족되면 떠나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르네요(웃음)."
생강 : "앗, 그런 말이 있군요(웃음). 그런데 누구나 저마다 타인에게 의미, 재미, 성장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요소를 잘 발휘하는 게 쉽지 않죠. 자신만의 의미, 재미, 성장 요소를 서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면, 그렇게 서로 더 많은 호기심과 매력을 느끼게 된다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계속 모이게 되지 않을까요? 참여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커뮤니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서키 : "100% 공감합니다! 불편하지 않게 사람을 알아가게 하는 방법을 고민한다는 것,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