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동대문 흥인지문 교차로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조법 전면 개정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2021.11.13
연합뉴스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3일 서울 동대문역 평화시장 인근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노동당·녹색당·사회변혁노동자당·정의당·진보당 등 5개 진보정당과 함께 불평등을 타파하고 한국사회를 대전환하기 위한 '대선 공동선언문'도 발표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대회 장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2만여명의 노동자가 집결했다.
"촛불에 배신 당한 지난 5년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께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투쟁 결의문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10월 20일 총파업투쟁을 시작으로 민주노총은 불평등한 세상을 타파하고 노동자 민중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 코로나 이후 새로운 국가, 기후위기와 디지털 산업전환의 시대, 사회대전환의 시대를 개척하기 위한 대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며 "그리고 오늘, 다시 한번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해 평등사회로의 대전환,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사회대전환 투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결의문에는 문재인 정부를 향한 원망이 담겨있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촛불에 배신당한 지난 5년이었다. 급기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았던 적폐세력이 되살아났다"며 "적폐세력들의 만행을 보면서 '이게 나랴냐'는 탄식과 절규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는데, 부동산 폭등으로 사상 최악의 '부익부 빈익빈' 자산 불평등, 사회 양극화 시대를 맞닥뜨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노동자대회 집회가 사전 불허된 데 대해서도 "촛불항쟁은 평화적인 집회 시위를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적인 권리,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보였던 민주주의의 축제였다"며 "그런데 촛불정신을 계승했다는 문재인 정부가 감염병 예방을 핑계로 집회를 원천 봉쇄하고 금지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폭발 직전의 민심을, 민중의 분노를 방역을 핑계로 언제까지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날 대회 개최 직전 결집 장소가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초 민주노총은 499명씩 70m 거리를 두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며 종로구 등 서울 도심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를 '쪼개기 집회'로 보고 불허한 데다 경찰도 민주노총의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자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장소를 급작스럽게 변경한 것.
이 때문에 전국노동자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경찰은 집회 장소 주변에서 집회 해산을 요구하고 '채증'을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경고 방송을 반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달라야 한다고 모두가 말한다"며 "인류에게 닥친 기후위기는 자본의 탐욕을 제어하는 새로운 체제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술의 발달과 플랫폼 노동의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노동조합의 힘을 비약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노조법을 전면 개정해 복수노조, 산별교섭, 원청 사용자와의 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인 미만 사업장,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까지 일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 보장해야"...'불법' 무릅쓴 민주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