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장연면에서 토종고추를 생산하는 안광진씨의 모습
서형우
"화학비료나 농약에 의존하다 보면 앞으로 얼마 안 가 땅이 황폐해지고 농작물은 자라기 힘들 것입니다. 또한 건강 면에서도 좋지 않죠. 농약이 기준치 이내면 평생 먹어도 건강에 해가 없다고들 하지만,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만 수십 가지입니다. 수십 가지의 농약을 계속 먹는 상황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죠."
처음에 안씨가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고 할 때 농관원에서는 인증을 해주지 않으려고 했다. 약 안치고 고추 재배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씨는 계속 시도했다. 고추를 한 개도 수확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시행착오 끝에 그는 결국 유기농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유기농은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해야 가능합니다. 웬만한 공을 들여서는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게다가 토종고추의 경우 노력은 배가 됩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신념과 사라져가는 유전자원을 살리려는 노력이 저를 여기까지 이끈 것 같아요."
"자연 그대로를 지키려 노력해요"
농사경력 40년, 유기농 재배만 15년을 자랑하는 안씨는 말한다. 농사는 사람이 짓는 게 아니라 자연이 짓는 것, 사람은 거들 뿐이라고.
작물에 영양제를 과다하게 투입하고, 화학비료나 농약에 의존하면 생산량은 조금 늘릴 수야 있지만, 토양의 지속가능성은 유지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생산을 위해서는 생산을 위한 생산이 아닌 생태적 순환 관계를 염두에 둔 생산을 해야 하는 것.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지키면서 농사를 지으려고 해요. 땅에서 나온 것은 모두 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