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나무가 남쪽 나라 임을 말해주는, 베트남 나트랑 근교의 시골 마을. 화물을 실은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승숙
몇 년 전, 우연히 꿀벌을 치게 된 진운은 점점 벌치기의 재미에 빠져 들었습니다. 2015년 봄에 꿀벌 한 통으로 시작한 양봉은 그해 여름에 4통이 되었고 가을에는 6통이 되어 있었어요. 아침형 인간인 그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벌을 살펴보고 아침 먹고 학교로 출근했습니다. 퇴근해서도 벌통을 열어보며 벌들의 안위를 점검했으니 그의 이른 가상한 노력 덕분인지 벌통이 그렇게 늘어났던 것입니다.
그 정도에서 멈췄어야 했어요. 벌통을 더 늘이지 말고 딱 그 선에서 재미로 벌을 쳤으면 좋았을 텐데 진운은 더 나아갔습니다. 벌의 세계에 흠뻑 빠져버린 그는 양봉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또 출근 전과 퇴근 후에 꿀벌 돌보기를 성실히 했습니다. 그랬더니 벌들이 자꾸 늘어났습니다.
1통으로 시작한 벌통이 벌을 친 지 3년째인 2017년에는 20통도 넘게 불었습니다. 집 뒤 안에 놔두었던 벌통들도 텃밭으로 옮겼습니다. 100평 남짓 되는 텃밭을 아예 양봉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진운에게 양봉은 재미있는 놀이이자 은퇴 뒤를 꿈 꿀 수 있는 희망 발전소였습니다. 그는 양봉에 자신의 미래를 걸었습니다. 꿀벌을 치면 날마다 활기차게 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달콤하고 건강한 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벌에게서 얻는 봉산물들을 팔아 수입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