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ESG 바른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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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ESG로의 대이동
ESG라는 용어는 2004년 말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가 작성한 '누가 승리를 신경 쓰나 : 변화하는 세계로 금융 시장을 연결하기'(Who Cares Wins : Connecting Financial Markets to a Changing World)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이 보고서는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자산운용, 증권중개 서비스, 관련 연구 직분들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를 보다 잘 통합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과 권장사항을 개발하기 위하여 초청한 금융기관의 공동 이니셔티브의 결과물이다. 9개국 20개 금융기관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였다.
이후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주도하고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참여하여 2006년 4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6대 원칙을 천명한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즉 책임투자원칙이 출범하면서 ESG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다. PRI의 제1원칙은 투자분석과 의사결정 과정에 ESG 이슈 통합, 제2원칙은 ESG 이슈를 오너십 정책과 관행에 통합, 제3원칙은 투자대상의 ESG 정보공개 요구다. PRI에 가입한 기관은 현재 4000개 이상이며 운용자산도 100조 달러 이상이다.
ESG를 투자의 핵심 요소로 한 책임투자(RI, Responsible Investment)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통상 종교적 신념을 기반으로 한 윤리투자(EI, Ethical Investment)가 있다. 재무적 성과를 추구하면서도 의식적인 사회개혁 경향성을 보이는 사회책임투자(SRI, Social Responsible Investment)도 있다. 책임투자는 사회 대신 수탁자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고 이 때문에 주류화에 성공한 방식이다. 이처럼 금융기관이 ESG 요소를 고려하는 행위에는 목적과 철학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ESG 용어의 기원이 시사하는 점은 바로 ESG에 기본적으로 금융투자자의 관점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소비자와 고객의 ESG 요구, 기업 신용평가에 ESG 반영, ESG 규제강화 등이 ESG 붐의 주요 동인으로 거론되지만, 투자자의 ESG 요구가 가장 핵심 동인이라고 할 수 있다. ESG 투자 규모는 이를 방증한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2020년 말 ESG 투자 규모는 53조3천억 달러이며, 도이치뱅크는 ESG 의무가 유지될 경우 2035년에는 160조 달러 이상으로 성장한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속가능채권 규모도 2019년 5659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7320억 달러로 급증하였다.
우리나라 ESG 투자규모는 2019년 33조2350억 원에서 2020년 약 105조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사회책임투자채권도 2018년 최초 상장 이후 최근(2021.9.23. 기준) 145조 이상이다. 자본이 ESG로 대이동 하고 있다. 이는 자본조달을 통하여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기업이 ESG를 외면할 수 없는 핵심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