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이 학생운동기념일 92주년인 3일 부산시 교육청에서 학생인권 관련 공동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연좌농성이 펼쳐지자 경찰이 투입돼 부산시교육청 본관 입구를 막고 있다.
김보성
학생의날(학생독립운동기념일) 92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학생인권 관련 공동집회가 열렸다. 청소년들은 2021년에도 두발과 용모는 물론 속옷 색깔마저 통제하고 있는 학교 현실에 크게 반발했다.
3일 부산시교육청 앞으로 모인 이들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연좌 농성까지 벌였다. 이러한 상황에 국회도 이날 학생인권 침해를 막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학생인권법)'을 제출했다.
2021년에도 계속되는 학생인권 침해 논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이날 오후 부산시교육청 정문에서 '11월 3일 학생저항의 날' 행사를 열었다. 아수나로는 지난달 부산 25개 중·고등학교의 학생인권 침해 사안에 대한 국가인권위 진정을 제출했고, 이날은 다른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공동행동에 나섰다. 부산서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학생의날 집회는 처음있는 일이다.
행사는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으로 꾸며졌다. 청소년들은 75건에 달하는 인권침해 제보 내용을 공개하며 "세계인권선언, 유엔아동권리협약, 헌법, 교육기본법 등에 명시된 기본권 보장이 말뿐인 상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정책 제안, 기자회견, 선전전, 진정 등을 통해 여러 번 사태 해결을 요구했지만, 시 교육청은 권한이 없다며 책임회피 답변만 내놓았다"라고 비판했다.
새벽빛 아수나로 활동가는 최근 동래구 모 고교에서 벌어진 두발 제한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머리카락의 길이와 용모를 단속하는 건 1970년대에나 볼 법한 군사독재식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은 2021년으로, 이러한 반인권적인 규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회의 학생인권법 제정 노력을 환영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날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14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발의한 학생인권법안이 등록됐다. 이들은 법안을 통해 학생들의 보편적 인권과 인권침해 시 구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현 촛불청소년인인권제정연대 활동가는 "더 활발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학생인권을 더 두텁게 보편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라며 법안 제정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