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등대 일원동해시 옛 묵호항 논골담길 일원
서동환
심리치료 기법 가운데 '장소를 통한 치유'라는 개념이 있다. 장소에 얽힌 추억들이 심리적 면역력이 되어 상처 받기 쉬운 우리의 마음을 토닥여 주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지난 시간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과거를 존중하고 곱씹어 발전시키는 것이다. 본래 아픈 것이지만 그 안에서 창조적인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노스탤지어는 품고 있다.
동해시 옛 묵호항이 있던 곳의 바다와 감성이 가득한 벽화마을 논골담길이 바로 그런 곳이다. 1970년대 호황기 묵호항의 역사와 어촌 이야기가 논골담길 곳곳에 벽화로 남아있다. 구석구석 골목길을 걸으면 지난 옛이야기를 그림으로 들려주며, 내 마음속 이야기를 끌어낸다. 삶의 온기와 흔적들이 내 아픈 마음을 위로한다. 수평선 바다가 보이는 카페는 아무리 무뚝뚝한 사람이라도 어딘지 로맨틱하게 만드는 낭만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