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평등한 언어생활 위키페이지. 종차별적인 언어 표현을 커뮤니티 멤버들이 함께 위키로 모으고 있다. https://alw-language.parti.xyz/front/posts/44807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버드: "그리고 '종차별철폐의 날'인 8월 25일부터 시작되는 동물해방물결의 2021 동물권 행진에 맞춰 캠페인을 했어요. 저희는 "'물고기' 대신 '물살이"라는 슬로건을 꼽았습니다. '고기'는 "식용하는 온갖 동물의 살"이라는 뜻이에요. 물에 사는 존재를 인간의 먹거리로 대상화해서 불러온 거죠. 저는 평소에도 '종차별적인 언어'를 처음 설명할 때 '물살이'라는 단어를 꺼내요. 어류에 대해 말할 일이 있어서 물살이라는 표현을 쓰면 자연스럽게 상대가 그게 뭐냐고 묻더라고요. 기회다 싶어서 '우리가 소를 소고기라고 부르지 않듯, 물고기도 물고기라고 부르면 안되지 않을까?'하고 말하면 보통 이해 하더라구요. '물살이'라는 표현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버드: "개인적으로 이 캠페인을 하면서 처음으로 웹사이트 만들기에 도전해보기도 했어요. 안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했는데 개발을 몰라도 할 수 있는 툴들이 많아서 해보니까 되더라고요. 다른 분들이 UI, UX를 함께 봐주셨고요."
또치: "캠페인 외에 꾸준히 줌 모임 하는 것도 주요 활동이에요. 프로젝트도 있지만 커뮤니티니까 서로 알아가고 가까워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일 때문에 처음 한두 번 빠지기도 했는데, 참여하는 마음이 약해지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의지로라도 열심히 참여하려고 노력했어요. 줌 모임에 들어가면 너무 재밌어요."
버드: "맞아요. 한 번은 대부분 멤버가 못 와서 참여자 셋이서 한참 수다만 나눴는데 의외로 너무 즐거웠어요. 말도 더 쉽게 나오고요. 목적 없는 모임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치: "그래서 다음 모임은 책읽기 모임이에요. 초반에 너무 프로젝트로 달려서 재미있는 것도 해보자는 마음에 제안하게 됐어요. (웃음)"
- 커뮤니티 운영도 궁금해지네요. '종평등한 언어생활'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나요?
버디: "저희는 주로 줌 모임으로 만나고 있어요. 상시소통은 빠띠 카누 앱을 활용하고 있는데 카톡이나 슬랙처럼 실시간 대화 중심이 아니니까 좀 더 느슨한 소통이 가능한 것 같아요."
또치: "처음에는 <종평등한 언어생활> 프로젝트를 시작한 빠띠와 동물해방물결에서 주도적으로 모임을 공지하고 줌 모임을 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다른 구성원들도 더 깊이 참여하게 된 것 같아요. 초반에는 내가 이걸 해도되나 머뭇거리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지기도 하고, 못해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고 편안해지더라고요."
- '종평등한 언어생활' 행동강령도 있던데요?
버드: "동물해방물결에 비건 클럽이라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저희와 유사한 지점이 있어서 그곳 행동강령이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저희는 비거니즘을 지향하니까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논비건(Non-vegan) 제품 또는 동물 실험을 거쳐 생산된 논크루얼티프리(Non Cruelty-free) 제품은 절대 전시하거나 홍보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거기서 따온 거예요. 모든 내용이 너무 중요해요."
또치: "행동강령을 정할 때 멤버인 빵장님이 몇 가지 레퍼런스를 주셨는데, 저는 그 중에 '안전한 모임'에 대한 내용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왜냐면 아무리 '종차별적 언어'를 배제하려고 노력해도 저 역시 이미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 종차별 뿐 아니라 성차별이나 다양한 지점에서 잘못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 틀릴 수도 있고, 그에 대해 모임 안에서 건강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안전한 모임이라고 생각해요. 중요합니다. 이런 규칙이 있다는 것 자체가 모임에 대한 책임감과 소속감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 종평등한 언어생활'이 앞으로도 잘 운영되려면 뭐가 가장 필요할까요?
버드: "일단 재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취지나 목적, 이슈도 중요하지만 재미가 없으면 계속하기 어려워서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재미를 느끼는 게 어렵지만 중요한 것 같고요. 지금 생각나는 건 캠페인 이벤트 같은 거요. 생각보다 참여율 높이기가 어렵더라고요. 경품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는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니까 그에 걸맞은 이벤트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지만요."
또치: "저도 재미가 중요한 것 같아요. 멤버십을 더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사실 종평등한 언어 생활을 하려면 완벽하게 지켜야 할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분위기가 경직될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으려면 소규모로라도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버드: "인원을 더 늘려야 할지도 고민이에요. 처음 시작한 멤버 중에 바빠지면서 프로젝트 참여가 어려워진 분도 계시거든요. 하지만 또 커뮤니티를 완전히 오픈해버리면 우리가 느낀 안전함이 계속될까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지금은 모임의 초기니까 방향이 좀 더 정해지고 나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여기서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또치: "이번에 새롭게 책 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만남이 가능해지면 비거니즘 식당이나 제로 웨이스트샵에 가보거나 함께 플로깅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버드: "저는 이 커뮤니티 하면서 언어의 중요함을 많이 느꼈어요. 언어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언어를 만들고. 그런데 한국에선 종차별적 표현을 언어학적으로 연구한 게 없다. 외국엔 그런 자료가 좀 있었거든요. 이런 자료들을 번역하거나 우리 사회에 맞는 이야기로 풀어내거나 하는 식으로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버드: "'물고기' 대신 물살이 캠페인에 아직 참여하실 수 있거든요. 혹시나 이 인터뷰를 읽고 관심이 생긴 분이 계신다면 함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캠페인 참여하기 https://campaigns.kr/campaigns/435/pic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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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대신 '물살이' 더 평등한 언어를 찾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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