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총선 결과 제1야당이 된 평민당 당사에서 김대중이 축하인사를받고 있다.
민청련동지회
평민당에 입당한 재야그룹은 문동환 등 교수 10명, 이상수 등 변호사 5명, 방용석 등 노동계인사 5명, 서경원 등 농민대표 3명, 우종범 등 빈민대표 7명, 고영근 등 종교계 3명, 민통련 등 민권운동계 인사 22명, 학생운동출신 40여 명, 고 이한열군 어머니 배은심 등 유가족 대표 2명 등 100여 명이었다.
평민당이 재야 명망가들을 대거 입당시키자 민주당은 "평민당이 혁신세력을 규합하는 등 보수야당의 색깔을 잃고 있다" 라는 색깔론의 성명을 내고, 민정당에서도 유사한 성명으로 재야인사들의 평민당 입당을 못마땅해 하였다.
김대중 총재는 퇴진 압력을 받고 박영숙 부총재에게 총재권한대행을 맡기고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1988년 2월 민주당 총재 김영삼이 전격적으로 총재직을 사퇴하여 야권의 통합을 호소하고 나섰다.
양당은 7인씩으로 야권 단일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협의했지만 각자의 이해가 맞지않아 야권통합은 결렬되고, 두 정당은 각각 총선체제를 갖추었다.
이 무렵 여야간에 국회의원선거법 협상이 개시되어, 평민당은 민정당과 민주당의 중선거구제안이 여야가 동반당선 하겠다는 유신시대의 낡은 사고발상이라 강력하게 비판하고, 인구 15만을 기준, 상한선 23만 하한선 7만으로 선거구를 확정하는 선거법안을 마련하여, 결국 소선거구제의 채택을 가져왔다.
국회의원 선거의 소선거구제 채택은 평민당의 재기를 불러오는 쾌거였다. 평민당은 중대선거구제가 유신잔재이며 소선거구제가 국민의 시대적 염원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줄기차게 밀어부쳐 쟁취하였다.
제13대 총선이 4월 26일 실시되었다. 평민당은 지역구 대부분에 후보자를 공천하고 박영숙 총재 대행을 비례대표 1번으로 하고 김대중은 11번으로 등록했다. 11번까지 당선되기는 쉽지 않는 분위기였다. 일대 도박을 한 셈이다.
평민당은 대선 패배의 슬럼프를 벗고 총선준비에 돌입했다. 박영숙 총재권한대행의 이름으로 1988년 4월 초에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임하면서 국민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첫째, 믿을 수 있는 야당의 위치를 흔들리지 않고 지켜나가겠습니다.
둘째, 강력한 견제세력이 되겠습니다.
셋째, 평민당은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정당입니다.
넷째, 평민당은 북방외교를 추진하며 통일의 문을 열겠습니다.
다섯째, 평민당은 지방자치제의 실현에 온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주석 17)
대선패배 이후 2선에 물러나 있던 김대중은 자당 후보자 지원 유세에 나섰다. 평민당 후보가 있는 곳은 전라도는 물론 강원도ㆍ경상도ㆍ경기도ㆍ충청도ㆍ서울을 빠지지 않고 순회하였다. 대선에서는 패배했지만, 견제세력을 뽑아서 노태우 정권을 감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16년 만에 소선거구제가 부활되어 실시한 총선은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지역구 224석과 전국구 75석을 합친 총 299석 중 민정당 125석(전국구 38석), 평민당 70석(전국구 16석), 민주당 59석(전국구 13석), 공화당 35석(전국구 8석), 한겨레민주당 1석, 무소속이 9석을 각각 차지했다.
정당정치가 정착된 이래 최초로 집권여당이 과반수 의석확보에 실패한 기록을 남겼으며,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었다.
평민당이 원내 제1야당으로 부상하고, 김대중은 제1야당 총재로 복귀하였다. 평민당은 총선의 득표율에서 3위에 그쳤지만, 호남선거구의 전승과 서울지역의 17개 의석을 차지하여 제1야당이 되었다. 김대중은 1972년 유신쿠데타로 의원직을 빼앗긴 이래 16년 만에 다시 국회의원이 되었다. 평민당으로서는 든든한 구심점이 마련된 셈이다.
주석
15> <제13대 대통령선거 부정백서, 조작된 승리를 고발한다>, <발간사>, 평화민주당, 1988.
16> 앞과 같음.
17> <평화민주당 - 1989년>, 평화민주당 발행, 285 ~ 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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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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