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존성 백제가 망하자 흑치상지와 지수신이 들어와 버티며 싸운 곳이다. 백제 부흥 운동 중심지다.
정명조
북동치를 출발하여 성곽을 한 바퀴 돌았다. 성벽은 허물어졌으나, 길은 잘 놓여있다. 오르락내리락 걷기도 좋고, 경치도 좋다. 북서치에 이르면 앞으로는 예당호가, 뒤로는 홍성 들판과 오서산이 보인다. 약 200m 더 가면 봉수산 정상이다. 해발 483.9m다. 멋진 소나무 앞에 정상석이 조그맣게 서 있다. 전망은 좋지 않다. 그냥 쉬어가는 곳이다.
북서치로 돌아와 성벽 남쪽을 따라 걸었다. 좁은 비탈길이다. 내리막길이 끝나면 말끔하게 복원한 성벽이 불쑥 나타난다. 600m 정도 굽이돌며 서 있다. 임존성 최고의 길이고, 사진 찍기 좋은 자리다.
남문지에 넓은 빈터가 있다. 그곳에 '임존성 백제 복국운동 기념비'와 부흥군이 사용했다는 샘터가 있다. 샘물이 고여 있고 바가지도 놓여 있으나 마시기는 망설여진다. 동벽 건물지를 지나 북동치를 거쳐 자연휴양림으로 돌아왔다.
의좋은 형제
의좋은 형제를 보았다. 봉수산 자연휴양림에서 약 1.8km 떨어진 길목에서다. 이곳에 '의좋은 형제 공원'이 있다.
의좋은 형제가 살았다. 가을걷이가 끝난 뒤, 볏단을 똑같이 나누어 낟가리를 쌓았다. 한밤중에 동생은 형의 낟가리로 볏단을 날랐다. 잠시 뒤에 형이 볏단을 갖다 동생의 낟가리에 쌓았다. 다음 날 아침 나가 보니 낟가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상했다. 분명히 지난밤에 볏단을 날랐는데도 그대로였다.
밤마다 볏단을 날랐지만, 낟가리 크기는 여전히 똑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중에 형제가 볏단을 나르다가 마주쳤다. 형은 새로 살림을 차린 동생을 위해서, 동생은 식구가 많은 형을 위해서 볏단을 서로 더 주려고 했다. 20년 전까지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국어책에 실린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