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대지의 생명을 가득 담고 있는 제철 식재료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계절도 생명도 드러나지 않는 무감한 매일의 밥에서 벗어나 가끔은 혼자서도 계절의 맛을 느껴보자. 철마다 나는 제철 채소를 맛있게 즐기는 법을 익혀 자연스레 채소 소비는 늘리고 육류 소비는 줄여 지구에는 도움을, 나에게는 기쁨을 주는 식탁으로 나아간다.[편집자말]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차가워질 때 즈음 길가에서 마주치는 군밤 장수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워낙 밤을 좋아하는지라 군밤이 눈에 보이면 곧잘 사먹고는 하는데 거뭇하게 군데군데 탄 껍데기와 노란 속살, 군밤 내음이 합쳐져 '아 이제 정말 겨울이구나'하는 상념에 젖어든다. 길거리 군밤은 우리나라에만 있지 않다. 프랑스에서는 겨울철이 되면 군밤 장수를 뜻하는 마롱 쇼(marrow chaud)가 길거리에 등장해 군밤을 팔고 터키에서도 길거리 군밤은 대중적인 간식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길거리 군밤을 볼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군밤 장수가 등장했을까? 일제강점기 사람이 북적이는 도시 길거리에 군밤장수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날이 선선해지면 등장해 낮부터 밤늦게까지 군밤을 팔았다고 한다. 동지 섣달 설한풍에 종로 네거리 한모퉁이에서 화로불을 끌어안고 치운 목소리로 떠러가며 "설설이 끌엇소. 군밤이오. 물으니 물으니 군밤이요. 물컹하기는 채돌갓고 뜨겁기는 아이스크림갓소. 시어머니 잇는 집 며뉴리 이불 속에서 먹기 좆소"하고 외워치는 군밤장사의 더벙머리 총각 아희를 보면.... - <별건곤> 22, 1929.8,107면 아주 예전부터 길거리에서 먹던 음식이지만 요즘은 집에서도 군밤을 쉽게 해먹을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나 오븐 혹은 직화냄비에 칼집 낸 군밤을 넣고 익히면 쉽게 완성된다. 요즘은 군밤에 칼집까지 미리 내 파는 경우도 많다. 통실한 공주밤부터 작지만 까먹기 좋은 약단밤까지.... 맛있는 밤을 요리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밤을 절여 만드는 보늬밤이나 마롱글라세, 밤을 활용한 대표적인 디저트인 몽블랑 케이크 혹은 떡의 부재료 등 밤은 주로 디저트에 쓰인다. 오늘 소개하는 요리는 밤이 주재료가 되는 수프로 은은하게 퍼지는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프랑스식으로 밤만 넣고 수프를 만들어도 되지만 역시 제철을 맞은 뿌리채소인 우엉을 더했다. 우엉과 밤, 언뜻 안 어울릴 것도 같지만 달콤쌉싸름하게 서로의 맛을 돋우어내는 훌륭한 짝이다. 취향에 따라 마스카포네를 더해도 좋고 수프에 레드 와인을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가을의 훈훈한 추억으로 남을 군밤 수프를 끓여보자. 큰사진보기 ▲군밤우엉 수프강윤희 🥜 군밤 우엉 수프(2~3인분 분량) - 재료 껍데기 벗긴 군밤 100g(삶은 밤으로 대체 가능), 우엉 40g, 양파 1/8개, 샐러리 20g, 다진마늘 1/2작은술, 베이컨 1장, 고형 치킨스톡 1개(작은 것), 버터 1큰술, 생크림 2큰술, 소금·후춧가루·마른타임 적당량씩 - 만들기 1. 군밤은 큼직하게 반으로 자르고 우엉은 껍데기를 벗겨 얇게 어슷 썬다. 양파와 샐러리는 얇게 슬라이스 한다. 베이컨은 0.5~1cm 너비로 자른다. 2.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베이컨을 넣어 기름을 내며 익힌다. 베이컨이 옅은 갈색으로 익으면 건더기만 건져내 따로 둔다. 3. 베이컨 기름이 남은 냄비에 버터를 넣고 양파를 더해 약한 불에서 양파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볶는다. 4. 양파가 부드러워지면 군밤과 우엉, 샐러리, 다진마늘을 넣고 모든 재료가 부드러워 질 때까지 볶는다. 5. 모든 재료가 부드러워지면 물 2컵(400ml)과 치킨스톡을 넣고 약한 불에서 20~30분간 뭉근하게 끓인다. 마른 타임 등 취향에 맞는 허브를 더해도 좋다. 초반에 거품이 생기면 제거하고 물이 부족하면 조금씩 더하며 끓인다. 6. 핸드블렌더나 믹서로 수프를 곱게 간 뒤 다시 냄비에 넣고 생크림을 더해 약한 불에서 잘 젓는다. 마지막으로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7. 그릇에 담고 익힌 베이컨이나 생크림 등을 보기 좋게 올려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군밤 #밤 굽기 #밤요리 #수프 #밤 레시피 추천8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강윤희 (mayomayot) 내방 구독하기 FOOD WRITER 이 기자의 최신기사 오징어 유니버스의 붕괴와 통오징어 튀김 구독하기 연재 제철 1인 식탁 다음글14화색다르고 간편한 샐러드,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 현재글13화군밤으로 수프를?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습니다 이전글12화단호박 삶을 때, 이거 넣으면 대박입니다 추천 연재 여주양평 문화예술인들의 삶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난 늙을 줄 몰랐다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최병성 리포트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전강수의 경세제민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SNS 인기콘텐츠 용기 낸 하니의 '눈물', SNL은 꼭 그래야 했나 "무인기 사태 후 파주 읍내에 중무장 군인들 깔렸다"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김건희 동행명령장 막은 경찰, "체포하라" 112에 신고한 민주당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강에 뛰어든 소녀와 그녀를 찾아다닌 남자의 최후 AD AD AD 인기기사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3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4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5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군밤으로 수프를?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15화처지 곤란 냉동실 빵으로 만든 신메뉴 14화색다르고 간편한 샐러드,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 13화군밤으로 수프를?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습니다 12화단호박 삶을 때, 이거 넣으면 대박입니다 11화이거 당근 맞아? 젊은층에서 난리난 신박한 요리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