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행성인 성소수자 노동권팀은 성소수자 노동자의 삶을 꾸준히 기록합니다. 기록은 쉽지 않습니다. 원래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아니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반을 탄탄히 하고자 10월 노동권팀 모임은 노동과 관련된 책읽기 모임으로 진행했습니다. 10월 책읽기 모임에서는 행성인의 오랜 회원이 성소수자 노동권팀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추천해주었던 <중간착취의 지옥도> 1~2장를 함께 읽었습니다. 어떤 페이지는 화나고, 어떤 페이지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이었습니다. 방대한 내용을 모드님께서 깔끔하게 요약해주셨습니다. 모드님의 글을 읽고 여러 궁금증이 생긴다면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편집자말] "'용역'업체는 나를 원청에 '파견'시켜놓고 하나도 신경을 안 써요." 사실 '용역'과 '파견'은 전혀 다른 뜻인데도 뒤섞여서 사용되고 있었다. 이 개념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나 역시 취재 초기에는 애를 먹었다." - <중간착취의 지옥도>(남보라 외 2인 지음), p.60~61 취재 초기에 애를 먹은 필자처럼, 나도 글에 적힌 내용을 이해하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용역업체'에서 노동자를 외부에 '파견' 하는 것이 틀린 개념이란 말인가? 근데 또, 파견과 노동 관련 법에 중간착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고? 책이 던지는 질문은 많았지만, 정작 책 속 노동자들의 삶은 혼란스러운 법률용어와 법적관계에 따라 흘러가고 있지 않았다. 책 속 노동자들의 삶은 노동의 대가로 받는 '돈의 액수'의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어려운 법률용어들 사이에서, 중간착취로 떼어지는 돈도 그렇게 흘러가 없어지고 있었다. 책에 나온 노동자들을 대략 적게는 십만 원 단위, 많게는 천만 원 단위의 "중간착취"를 당한다. 중간착취가 없거나 확인되지 않더라도 이들의 고용형태는 공통적으로 불안정하다. 위험한 노동환경 속에서 낮은 급여를 받으며, 고용이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는 불안한 환경 속에서 노동을 한다. 몇몇 노동자들은 중간착취의 정도를 알고도, 사업장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합법적인 착복인 중간착취에 스스로를 맞추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이, 책에서 언급된 노동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최근 기사에 따르면 올해 정규직 노동자는 지난해보다 9만 4천 명 줄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64만 명이 증가해,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8.4%로 역대 최대치라고 한다. 합법적인 중간착취를 당하는 통칭 '비정규직'들은 그 어느 때보다 늘고 있고,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서 발생하는 산재사고 소식들도 연일 들려오고 있다. 비정규직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일까? 특히나, 믿을 것은 자신(자신의 돈, 능력, 가족 등)뿐인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믿으며, 착취의 고리를 끊어나갈 수 있을까? 어디론가 흘러가 사라진 급여처럼, 답이 없는 질문들이 책에서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몇몇 노동자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2016년 "현대제철 불법파견" "사내 하청 노동자 161명 승소" 또한 노동자들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현대제철 순천공장에서 일해온 사내 하청 노동자 161명이 '현대제철 소속 노동자'라는 판결을 얻은 것이다. 원청이 직간접적으로 업무 지휘, 명령을 하고 인사, 근태에 영향력을 행사한 점 등이 하청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위치를 "원청"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게 했다. 이들은 아마도 원청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것이고, 중간착취를 당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한다. 이들 말고, 현대제철 하청의 다른 노동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이 판결을 계기로 '원청'은 '하청'에 관심을 끄기 시작했다. 그나마 하청 노동자들을 감시(보호라는 명목)하며 하청을 조종하던 역할을 내려놓은 것이다. 이는 하청이 하청노동자들을 상대로 중간착취를 더 활발히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 비정규직 해소가 되었던, 우선적인 비정규직 차별해소가 되었던,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이들을 발판삼아 탐욕적인 이윤을 꾸려나가는 자본주의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 거친 생각이지만, 정규직-비정규직 대립구조 자체를 뛰어넘는 시도도 필요하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고, 정규직이 비정규직이 된다고 해서 이윤 중심의 체계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중간착취가 만연한 이윤 중심의 생태계를 보완하려면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과 제도가 더욱 마련되어야 한다. 더불어, 책의 추천사(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처럼, 더욱 많은 시민들이 "책을 읽은 독자에서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노동자가 되고, 다른 노동자의 말을 경청하고 연대하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 믿을 것은 자신뿐이라고 말하는 경쟁사회에서의 사회변화는, 연대하는 시민들의 힘을 통해서 마련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지옥도의 세상을 바꾸는데 함께 하길 바라본다. ▲<중간착취의 지옥도(2021, 글항아리), 남보라 외2 지음> 표지 디자인글항아리 덧붙이는 글 본 글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행성인) 웹진 랑(https://lgbtpride.tistory.com/1677)에도 공동게재되었습니다. 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지은이),글항아리, 2021 이 책의 다른 기사 윤석열 후보님, 프리드먼이 아니라 이 '현실'을 보십시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중간착취 #지옥도 #글항아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성인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민정 (firstpony) 내방 구독하기 모드란 활동명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도 배제되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남성도 누구나 육아휴직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어디론가 흘러가 사라지는 급여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이충재 칼럼] '김건희 나라'의 아부꾼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