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A' 방탄소년단, 희망 한 가득방탄소년단이 2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2021 더팩트 뮤직 어워즈(TMA)>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더팩트 뮤직 어워즈
딱 거기서 멈추고 수업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로 올라오는 소식들에 매료되어 유튜브에만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마침 방탄을 연모하는 선배 아미로부터 <인더숲2>라는 방탄소년단의 예능프로그램 날짜와 시간을 전달받았다. 그러면서 '생방송을 못 보면 위버스라는 곳에 가면 된다고 했는데, 거기는 인생 망치는 데'라고 덧붙여 말했다. 아침에 들어가면 밤에나 정신이 든다고. 그런데도 잠도 못자고 계속 보게 된다고.
위버스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지금 나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만으로도 벅찬데 위버스라는 곳은 절대로 발을 디디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위버스를 피해 V라이브를 깔았다. V라이브는 모바일로 연예인들의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게 무슨 전개인지 모르겠는데, 유튜브에 자꾸 V라이브가 언급되니까 사람이 어떻게 참고만 살 수가 있겠나? 위버스는 참아볼테니 V라이브는 괜찮겠지 싶었다. 사실 이것도 며칠간 참다가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 설치를 하고 잠깐 둘러보는데 알림이 뜬다. 눌러보니 콘서트를 앞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실시간 영상이었다.
'이 화면을 멤버들이 지금 찍고 있는 거라고? 세상에 이런 일이! 다시 생각해봐도 흥분되고 믿기지가 않네. 아니 내가 V라이브 설치하기를 기다렸단 듯이 어떻게 이렇게 시작할 수가 있는 겁니까? 이것은 운명인가요? 아아 이제 더는 거부하지 않으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착각은 자유이므로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를)
나는 그렇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실시간 영상을 한 손에 붙든 채로 쌀을 떠 와서 조용히 씻고 얌전히 밥통에 넣고 취사 버튼을 살짝 눌렀다. 저녁밥은 괜찮으니까 멤버들 TMI도 더 듣고 싶고 게임이라도 한 판 하고 그러기를 바랐지만, 최애 멤버가 앞으로 나와서 안녕을 고하니 받아들일 수밖에.
결론은 위버스를 깔았다. 무엇보다 온라인 콘서트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위버스도, 위버스샵도 설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찍이 어머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미리 가사를 외우면서 콘서트를 즐길 준비를 하는 수밖에. 다른 일은 도무지 할 수가 없었다. 이제야 입덕을 마친 아미는 공부할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첫 가족 콘서트 현장
지난 24일,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당일은 아침부터 심장이 조금 빨리 뛰었다. 세 아이들에게는 평소보다 너그러울 수 있었다. 아이들도 기대감으로 설레고 있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콘서트 현장에서는 관객도 공연을 하기 때문에 마음이 분주했다. 관중석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충분히 흥분되었다. 텅 빈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라도 전국 각지에서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함께한다는 사실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동시에 공연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생각도 하기 싫지만은 어떤 계획하지 않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나 싶어서 나는 때때로 간절히 두 손을 모았다. 저녁 준비까지 마치고 온전히 공연을 즐기고 싶어서 마음만 분주했다. 암만 바빠도 다들 그러하듯이 잠깐 스마트폰을 만질 짬은 있었는데, 그만 뜻밖의 소식에 주저앉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