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도 돌아왔다. 강이 힘차게 흘러간다. 낙동강이 되살아났다. 부활의 현장이다.
정수근
"여기 보가 막혀 있을 때는 수위가 굉장히 높아서 저 끝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지금 강 안으로 들어와 보니 여울 같은 게 보인다. 그런 걸 보니 살아 있는 강이란 생각이 든다. 보를 개방하는 것이 재자연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동행한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사무처장의 말이다. 그렇다. 낙동강 재자연화는 궁극적으로는 보를 없애는 것이겠지만 그 시작은 보의 수문을 여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수문만 열어도 이렇게 강이 살아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를 당장 철거하기 어렵다면 지금과 같이 상시 개방을 해서 지금과 같이 낮은 수위를 계속 유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좀더 강하고 친밀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그게 뭐 인간의 이익이나 레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의 모습을 직접 한번 느껴 보는 그런 시간이 될 수 있게 그런 낙동강이 되었음 좋겠다."(김민조)
▲ 낙동강의 부활, 모래톱을 걸었다 ⓒ 정수근
그렇다. 그의 말처럼 강을 직접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몸으로 강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4대강사업은 그런 '생 체험'으로서의 강과의 교감의 시간을 깡그리 없애 버렸다. 그것을 되살려내야 한다. 이렇게 강으로 걸어들어와 볼 수 있어야 그 생 체험을 할 수가 있다. 그런 교감의 시간이 늘어나야 비로소 '강 문화'란 것이 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바닥에 드러난 녹조
여울을 지나 다시 모래톱이다. 모래톱을 걷다가 다시 강물 속으로도 들어갔다. 그런데 강바닥이 온통 초록빛이다. 자세히 보니 녹조다. 강바닥에 녹조가 그대로 눌러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랬다. 한여름 창궐하는 녹조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시야에서 사라진다. 강물 위를 뒤엎었던 녹색이 일순간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사라진 녹조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강바닥에 가라앉아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