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금산재 칼국숫집 가기 전, 지하통로 앞에서 인생 사진을 찍는 모습
한정환
흥무공원 넓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철책을 따라 일직선으로 쭉 가다 보면 작고 좁은 지하통로가 보인다. 얼핏 보면 어두컴컴하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면 처음 지나가는 사람들은 섬뜩함도 느낀다.
일명 '공포의 터널'이라 불리는 곳이다. 지하 통로 위로는 동해남부선 철로가 지나간다. 열차가 지나갈 때 이곳을 지나다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오후 늦게 지하 통로를 지나다 보면 산속에서 내려오는 물소리까지 더해 으스스한 느낌마저 드는 곳이다. 저녁에는 조명이 켜지지만 지나가기가 껄끄러운 곳이다.
이 지하 통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몇 달 전부터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뭔가 하고 의아해 했는데 바로 이런 이유가 있었다.
지하 통로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2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영화를 봐야 한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기이하고 신비한 매력이 있는 흥미로운 영화이다. 영화에 나오는 낯선 터널 같은 수상한 공간이 바로 여기 지하 통로의 모습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