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 본부장
이희훈
"서울 강남에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를 3억원에 공급하겠다."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지난 8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펼쳤던 구상이다. 그는 당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에 도전장을 냈었다.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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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SH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서울시 의회 추천 인사들로부터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오 시장도 임추위에서 올린 사장 후보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했고, 세 번째 SH 사장 공모 절차가 시작됐다.
김 전 본부장은 다시 도전장을 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임추위는 김 전 본부장을 포함해 2명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어 지난 8일 오세훈 시장은 이 가운데 김 전 본부장을 SH 사장으로 내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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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본부장은 1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에 관련 사실을 통보받았다"면서 "그동안 아파트값 안정을 위해 이야기해 왔던 것들을 중심으로 청문회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김 전 본부장은 "전면적인 분양원가 공개를 비롯해 분양가상한제의 전면적인 도입 등이 제대로 이뤄졌어야 했다"면서 "이와 함께 토지를 뺀 건물만 소비자에게 임대해 주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면, 대장동과 같은 특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관문은 시 의회 인사청문회다. 지난 첫 번째 사장 공모에서 오세훈 시장은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 했지만, 청문회에서 서울과 부산 등지에 다주택 보유 사실이 드러났고 부적절한 해명으로 결국 낙마했다. 이후 두 번째 공모에서는 오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청문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현재 서울시 의회는 비 회기 중이어서, SH 공사 사장 후보자를 위한 별도의 청문회 일정을 시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지난 서울시 의회 시정질문 과정에서 김 전 본부장에게 SH 사장 도전을 제안했다는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해 인정하면서, "아파트 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김 전 본부장 같은 분을 모셔서 아파트 값을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본부장에게 (SH 사장에) 응모를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오 시장의 특정 인물 사전 내정설이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인사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비판했다.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는 사전 내정설을 비롯해, 김 전 본부장의 아파트값 잡기를 위한 정책 실현 가능성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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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끝에 SH사장 내정된 김헌동 "건물만 분양하면 대장동 특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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