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단체 관계자들은 10월 9일 성유보 선생 7주기를 맞아 마석모란공원을 찾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
2014년은 서럽고 아픈 해로 기억된다. 그해 4월 세월호 참사라는 믿을 수 없는 비극을 겪었다. 떠올릴수록 아픔은 커지지만, 아파도 기억해야 한다. 우리들 몫이다. 그리고 그해 10월 성유보 이사장이 우리 곁을 떠났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기에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 이사장이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하려니 목이 메어온다.
세상 모든 일이 서럽고, 부끄럽다. 그래서 이번 추모 글도 마다하고 싶었다. 누군가를 추모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지만 언론개혁운동의 어른이자 통일운동의 스승이자 삶을 지탱하는 마음가짐의 중심이었던 '이사장님'을 추모하는 글을 쓴다는 건 죄스러운 마음이 더 컸다.
행복했던 민언련 활동가 시절
민언련에서 상근활동가로 일했을 때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좋은 사람들이 넘쳐났다. 한국 언론운동의 산 역사인 해직언론인 선생님들이 있었고, 그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르는 후배 현직언론인들이 함께했고, 학자의 양심을 걸고 동참한 교수들과 다양한 각계 원로들과 리더들이 지원군처럼 있었다. 특히 저마다 생업을 가진 뜻 있는 많은 시민회원이 몸과 마음을 다해 언론개혁운동에 참여했다. 그리고 젊음을 바쳐 열정적으로 일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상근활동가들이 있었다. 그런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뜻으로 함께 일했으니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겠는가.
당시 민언련의 하루하루는 언론개혁운동의 역사였고 감동의 나날이었다. 시민회원들은 교육이나 행사가 있을 땐 기다렸다는 듯 자원봉사로 손을 내밀었다. 서로가 서로를 도왔고 의지했다. 교수와 현업인들은 물심양면으로 강의와 글쓰기, 토론이나 정책 제안을 했고 힘을 보태면서도 더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함을 미안해했다. 모두 큰 일꾼이었지만 겸손했다. 그 장대한 시민언론운동의 큰 흐름 속에 성유보(이룰태림) 이사장이 있었다.